믿기지 않는다. 도시 믿을 수가 없다. 그것도 중동지역 산유국가인 아부다비가 원자력발전과 태양광발전소를 함께 아우르고 에너지역사를 화려하게 쓰고 있어서다. 통상 에너지역사는 화석연료인 석유를 통한 정유산업과 발전산업에서 크게 발전한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도 아부다비는 값비싼 석유는 수출하고 대신 원자력발전과 태양광발전으로 자체 전기수요를 감당하는 획기적인 에너지정책의 역사를 쓰고 있다. 미래의 희망사항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으로.
아부다비에는 이미 바라카에 한국형 원전 APR1400 2기가 건걸중이다. 오는 2017년이면 실제 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여기에 앞서 아부다비 정부는 지난 17일 100MW급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여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총공사비 6억 달러를 투자한 ‘샴스(Shams) 1’ 집광형 태양광발전소(CSP – Concentrated Solar Power plant)는 아부다비를 비롯한 인근 도시국가 2만 가구에 전력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축구장 285면의 넓이에 258,000개의 집열판을 설치한 공사를 거쳐 완공시킨 샴스발전소는 연일 전 세계 매스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우선 ‘에너지 믹스’라는 대전제를 앞세워 결국 에너지역사의 신기원을 이룬 것에 사우다아라비아가 동참한 것이 주효한 것이다. 미투(me too)에 강한 사우디는 중동지역 산유국에서 두 번째로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획을 발표했고, 동시에 2월에는 샴스발전소보다 5배 크기의 500∼800MW급 태양광발전소 입찰을 예고했다. 아이러니하게도 세계 제1의 태양광업체 중국의 선택파워는 사업부진으로 인한 누적적자를 이기지 못해 부도 처리되는 비극이 벌어졌다. 선택파워에 이어 앙리와 트리나 등의 영업실적은 대동소이하다. 동시에 독일을 비롯하여 일본 등은 탈(脫)원전을 선언하거나 기피하고 있지만 아부다비와 사우디에서는 원전건설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중동지역 산유국들이 앞장서서 에너지 믹스에 더 열광한다는 점이 2013년을 크게 달구는 에너지 정책의 변화이자 변혁의 시그널이 되고 있다. 오직하면 샴스발전소 개소식에 참석한 칼리파 대통령의 흐뭇한 미소는 아부다비 방송국에 그치지 않고 아랍의 창(窓)인 카타르 알자리라방송에서도 중계되었을까. 알 자베르 마스다르 CEO는 “샴스발전소의 발전은 연간 175,000톤의 이산화탄소를 대체할 수 있고, 1,500만 그루의 나무를 심는 효과에다 15,000대의 자동차에서 나오는 매연을 카버하는 등의 효과를 지니게 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스다르에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유치에 일등공신이자 2차 태양광발전소 ‘누르(Noor) 1’ 건설계획까지 발표했다. 하긴 에너지와 발전을 대표하는 미국 GE의 제2인자 존 라이스 부회장이 2012년 한 해 동안 아부다비와 사우디를 세 번이나 방문한 것에 이해가 되는 대목이다. 그의 열정과 비즈니스 감각이 탁월한 이유다. 최근 사우디 압둘라 국왕 원자력 및 재생에너지(K.A.Care)가 발표한 에너지 믹스 계획의 청사진이 그의 제안에서 비롯되었음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가 큰 공을 들여서 확장시킨 산업통상자원부는 이제 바빠지기 시작했다. 태양광산업의 종주국인 중국 기업이 몰락하고 있다고 해도 근혜노믹스의 에너지정책에 따라 한국 관련 기업에게 재기의 기회가 될 국가적 어젠다를 제시할 채무 때문이다. 더욱이 그동안 공을 들였던 원전수주는 터키와 핀란드에서 비껴나 있기 때문에 이를 만회하기 위해서라도 중동지역 산유국과의 밀월(蜜月)과 동참(同參)은 응당 필요한 국가적 국부확보여서 더욱 그렇다. 실제로 한국 역대 정부는 중동지역 산유국과의 교역과 교류에서 상당 수준으로 잘 정비되어 있다. 여기에 핵심역량을 체계화시켜서 박 대통령이 직접 히잡을 두르고 에너지자원 정상외교로 이를 집대성시키는 일만 남은 셈이다. 태양을 의미한다는 아랍어 ‘샴스(shams)’에 담긴 메시지를 이해하면서부터 국부확보의 지름길을 걸어야 한다. 부처 이름값을 하기 위해서라도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를 우선순위에 두고 가시적 효과를 얻어내야 한다. 아니 얻어서 자원빈국 코리아의 국고(國庫)를 가득 채워야 한다. 예부터 ‘물이 나오는 곳에 샘을 파야 한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그 비싼 화석원료 석유는 수출하여 국부를 채우고 대신 무한대로 사용가능한 열사의 태양을 자원화해 에너지 믹스를 제시하고 있는 그들에게 2% 부족인 기술과 자재와 인력을 GE처럼 제시하거나 제안하는 경영의 묘를 보여야 된다. 가능하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섬세한 레토릭 개발로 크게 한 건을 해야 한다. 해외 수주전선에서 극심한 국제적 경쟁의 파고를 넘고 있는 한국 해외플랜트산업에 인주하기보다는 새로운 국가적 먹거리이자 일자리 창출인 ‘에너지 믹스’에서 대박을 터뜨려야 한다. 따라서 이런 점을 직시하고 있을 관련 공무원들은 여기에 실천력을 보태는 일이 미션일 것이다. 하긴 3년 전 단행본 <탄소제로도시 마스다르의 도전>을 상재(上梓)시킨 <아부다비 통신>도 기념비적으로 샴스발전소를 완공시킨 마스다르의 비전과 탁월함을 간과한 점에 대한 강한 부끄러움을 느끼고 있다. 이런 자책감을 만회하기 위해 아부다비 정부가 제시했던 ‘아부다비 경제계획 2030’을 다시 챙겨서 읽고 있다. 분명 여기에는 그냥 아부다비가 아니라 믿기지 않겠지만 사우디를 움직이게 만든 동기부여로서 엑설런트(excellent)한 아부다비 비전이 도사리고 있음이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adimo@hanmail.net *필자/임은모. 교수. 글로벌 칼럼니스트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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