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기상 이변이 오는 것일까. 뉴스에서 중국 중남부 광둥지방에 우박과 강풍, 폭우가 쏟아져 28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의 부상자가 속출하였다고 보도한다. 정작으로 놀랄 일은 달걀크기보다 더 큰 우박이 떨어졌다는 것인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일이지만 지구상의 이웃나라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남의 일은 아닌 것 같다. 이례적인 일로 그 우박이 내린 지역은 서울의 2배면적인 것으로 집계되었다니 아찔한 느낌도 드는데,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지구상 군데군데에서 비나 눈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내리고, 북극에서는 빙하가 녹아내려 바다 수위가 높아졌다는 보도가 잇따르는데 그러한 것이 모두 환경문제로 인한 기상이변이라 한다. 기상 이변은 우리나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절기로 보면 아직 봄이 무르익기 전인 3월인데도 지난번에는 드문 현상으로 갑자기 여름 날씨를 보였다. 3월 초순에 서울의 낮 기온이 24도 가까이 올랐고, 대구지방도 26.9도로써 기상관측 사상 3월의 기온으로 최고 기온이라고 한다. 시민들은 갑자기 찾아온 초여름 날씨에 어리둥절하면서 반팔 여름옷까지 꺼내 입는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며칠 후에는 다시 추워지면서 대기가 급랭하여 한겨울의 혹한 같은 날씨를 보였다. 어제 대구의 날씨가 영하를 보였고, 강원도 대관령은 더 추워 영하 10.3도를 보였으니 한겨울이나 다름이 없다. 일부 지역에서는 3월 하순 기온으로는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낮았다고 하는데 요즘은 걸핏하면 기온이 최고를 경신하는 신기록 작성 기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마다 이맘 때 쯤이면 꽃샘추위가 찾아온다고 하지만 상식선을 벌써 넘었다. 며칠 사이를 두고 한 여름이었다가 혹한이 닥쳐 하루하루가 다르니 종잡을 수 없고, 혼란스럽기도 하다. 춘분이 지났으니까 시기로는 봄이다. 그런데 봄소식이 남으로부터 한창 불어오다가 기상 이변으로 인해 잠시간 멈춰 섰다. 그러나 지금도 땅 밑으로 하늘가로 천지로부터 봄기운이 우리 주변으로 몰려오고 있는 중이다. 봄기운을 가장 먼저 전하는 것은 천지의 기운이다. 산행을 하거나 들길에 나서보면 도중에서 만나는 자연이나 꽃과 나무들은 겨우내 움츠렸던 기상을 떨쳐내고 새움이 돋아나려고 안간 힘을 쓰고 있다. 누구든지 꽃나무 주변에 잠시 멈추어 서서 자세히 살펴보면 금방이라도 알 수가 있다. 주말이면 매번 필자는 산행을 한다. 그러다보면 자연이나 대지에서 느끼는 봄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지난 일요일엔 여수의 봉화산에 오르면서 남녘의 봄을 맛보았다. 응달진 기슭에는 아직도 찬 기운이 남아 있지만 몸에 와 닿는 부드러운 바람과 멀리 보이는 바다의 색깔들이나 가까이 자연들은 봄의 진행곡이 한창이다. 하산을 하면서 바위나 나무 밑에 앉아 잠시 쉬면서 나무와 풀들을 관찰해본다. 꽃나무들은 꽃망울도 돋아나지 않고 꽃은 피어나지 않았지만 봄기운이 물씬 풍겨난다. 그 기운을 감지하는 순간적인 느낌은 나에게 황홀함마저 가져다준다. 기상이변으로 인하여 봄 속에 겨울이 스며있고, 또 겨울 속에서도 완연한 봄이 비치기도 하는 계절이다. 특히 요즘과 같이 봄인지, 겨울인지 분별할 수 없는 어정쩡한 시기에 산행을 하면서 자연이 전해주는 봄기운을 먼저 느끼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지난겨울은 매우 추웠다. 이것도 기상이변이라면 이변에 속한다. 어두운 회색빛 겨울을 겪으면서 봄이 오기를 기다렸다. 요 며칠간은 날씨가 변덕을 부려 봄이 오는 속도가 멈칫했지만 봄의 화신은 빠른 속도로 북상할 것이다. 제법 쌀쌀한 날씨가 며칠 동안 계속되고 있기는 하나 찬 기운이 가시고 나면 주변에서 봄빛은 완연할 것이다. 그래서 오늘따라 지루한 겨울의 긴 터널을 빠져 나왔다는 안도감에 기분이 좋은 날이다. 겨우내 마음속에 쌓인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내고 새로운 기분으로 새봄을 맞이하는 기쁨은 또 다시 주말에 다가올 즐거운 산행을 마음으로 준비한다. 다음 산행에서는 더욱 진한 봄기운이 대지로 찾아들겠지. 아무리 기상 이변이 있다고 해도 계절은 자연과 더불어 변함없이 우리 곁으로 찾아든다. yejuson@hanmail.net *필자/손경찬. 칼럼니스트ㆍ예술소비운동본부장.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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