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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농촌에 20~30대 신세대 바람

안종욱 기자 | 기사입력 2016/11/07 [18:14]

가평 농촌에 20~30대 신세대 바람

안종욱 기자 | 입력 : 2016/11/07 [18:14]

 

 

가평 농업의 새변화, “젊은 농부들이 뜬다!”

천편일률적인 청년들의 틀 벗어난 ‘농업CEO’

 

 

가평 농가에 신세대 바람이 일고 있다.

 

고령의 나이에도 청년회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던 농가마을에 20, 30대의 ‘진짜 청년 농부들’이 하나, 둘 늘고 있는 것이다.

 

가평은 65세 이상 고령인구가 21.5%에 해당하는 초고령 사회로, 농사를 짓는 젊은이가 없다 보니 50세가 넘어도 청년회에서 활동하는 일이 다반사였다. 거기다 각종 규제로 발목을 잡혀 대규모 산업화가 추진되지 못하다보니 젊은이들은 일자리를 이유로 속속 도시로 빠져나갔다.

 

이랬던 농가에 가업을 이은 농부에서부터 농업대학까지 나온 준비된 농부까지 젊은 농업CEO로 농촌분위기가 한층 활기차졌다. 도시로 나가도 직장을 잡기 힘들고 잡더라도 불안한 직장생활보다는 스트레스가 비교적 덜하고 본인이 원한다면 평생 할 수 있는 직업이라는 것이 실제 청년 농부들의 얘기다.

 

“농업 때문에 꿈이 생겼다”는 조종면의 김찬웅 농부는 지금 23살이다. 또래들은 다들 영어, 자격증 혹은 공무원이나 대기업 준비 등 공부에 한창 힘들어 하고 있을 시기지만, 그는 그런 공부들이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 같단다.

 

오히려 농업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그가 힘들긴 하지만 더 비전이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농업대학을 나왔기에 현장에서도 남보다 쉽게 적응했다. 또 지금은 시작단계라 규모가 작지만 향후 더 확장시켜갈 계획이다. 꿈이 있기에 열심히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시작한 것은 끝을 봐야 한다”는 그의 목소리엔 젊은 농부만의 호기로운 도전 의지까지 드러난다.

 

33세인 박기열 농부는 북면에서 16,500㎡ 규모의 화훼농장을 하고 있는 어엿한 10년차 농업인이다. 주작목은 꽃도라지, 꽃해바라기다. 그는 아버님의 가업을 이은 경우로, 대학도 농업대학을 졸업해 미리 농사꾼으로의 준비를 해왔다. 졸업 후 바로 농업에 뛰어들어 벌써 10년이 지났다. 그새 아이도 10살이 됐다.

그 역시 다른 자영업과 마찬가지로 김영란법 등 경기악화 상황이나 윤달이 있는 달에는 어려움을 겪곤 한다.

그럼에도 꼬박꼬박 월급 받는 직장인들이 전혀 부럽지 않단다. 늘 똑같은 직급과 월급, 경쟁해야 살아남는 사회보다는 본인이 땀 흘려 노력한 만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이 일이 오히려 편하단다.

 

‘영농4-H연합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 34살의 정명호 농부는 가평 북면으로 귀농을 한 경우다. 30살까지 서울에서 생활하다 고향인 가평에서 사과농장을 하시기 위해 내려온 아버지가 힘들어 하시는 모습을 보고 그도 내려오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그는 “어르신들은 예전부터 해왔던 틀대로만 하려고 하다 보니 새로운 시도를 부정적으로 여겨서 생기는 사소한 문제가 있긴 하다.”면서도 “그래도 서울에서 있을 때보다 훨씬 스트레스도 덜 받고 무엇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말한다.

수익 측면에서는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오히려 장점이 크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농업은 정년이 있는 게 아니라 원할 될 때까지 계속 할 수 있는 일이라는 생각에서다.

 

“산 좋고 물 좋은 가평의 애플농원입니다”로 시작되는 휴대폰 통화연결음이 인상적인 젊은 농부 정치호 씨는 32살의 사과농부다. 가평읍에서 6,000평 규모의 사과밭을 가꾸고 있는 그는 사랑스런 두 딸의 아빠다.

그 역시 가업을 이어받은 경우다. 수입이 정기적이진 않지만 스트레스가 적고 땀 흘린 만큼 성과가 드러나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란다.

그는 ‘사과’로는 대한민국 최고가 되고 싶단다. 그래서 8년을 해온 경력 농사꾼이지만 아직도 계속 배우며 일하고 있다.

 

24세인 조종면의 서한영 씨는 조경수를 키우시던 아버지를 늘 봐왔던 터라 너무나 자연스럽게 일을 시작했다. 그는 “일이 그렇게 힘들다고 느끼진 않는다”면서 “일을 운동처럼 할 수 있어 좋다”라고 한다. 또래의 젊은 농업인들이 있을까 싶지만, ‘영농4H연합회’ 모임 등 또래 젊은 농업인들과 종종 자리를 함께 하기도 한단다.

 

꽤 규모 있는 축산업을 하고 있는 31살의 상면 장동준 농부. 그 역시 23살에 시작했으니 벌써 9년차다. 그는 직접 원해서 시작한 선택이라 하루하루를 열심히 사는 성실한 농부다. 힘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열심히 하면 뭐든 다 된다는 생각이다. 수익 측면에서도 불만은 없다.

 

물론 “영농기반이 없이 바로 뛰어들기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는 부분에서는 젊은 농부 모두가 입을 모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땀 흘린 만큼 결실을 얻을 수 있는 일인데다 스트레스도 적고 무엇보다 잘릴 걱정 없는 평생 일이라는 것은 두말할 것 없는 장점이다.

 

한편, 지난달 31일 젊은 농업CEO들의 농가를 방문해 응원에 나선 바 있던 김성기 가평군수는 “지금 시대의 젊은이들은 유명 대학을 나오고 해외연수까지 다녀와도 직장을 못 구하는 등 정착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가평에서 농업을 시작한 젊은 농사꾼들은 오히려 시대에 앞서 부지런하게 일하고 있다”라면서 “이들이 진짜 미래를 이끌어가게 될 일꾼”이라며 큰 응원을 보냈다.

 

그는 또 “앞으로 가업을 이어가는 농부, 그리고 귀농귀촌인들을 위해 군에서도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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