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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금·구타’ 현대판 성노예 사건 충격 전말

사랑 한다더니…무차별 폭행·협박으로 ‘성매매 강요’

조미진 기자 | 기사입력 2015/05/18 [14:24]

‘감금·구타’ 현대판 성노예 사건 충격 전말

사랑 한다더니…무차별 폭행·협박으로 ‘성매매 강요’

조미진 기자 | 입력 : 2015/05/18 [14:24]

19세 여성이 채팅을 통해 가까워진 남성의 폭행과 협박에 못 이겨 반년 동안 성매매를 해온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적극적으로 여성에게 호감을 표현해 급속히 가까워진 두 사람은 동거를 시작했지만 이내 남성이 돌변해 여성에게 성매매를 강요한 것. 이를 거절하자 남성은 마구잡이로 여성을 폭행하고 감시해 사실상 ‘성노예’로 돈벌이에 이용했다. 심지어 남성은 여성이 탈출하자 여성의 부모에게 “딸을 되돌려주지 않으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편집자주>


채팅 통해 알게 된 남성, 적극 호감표현에 만남으로  
급격히 가까워져 동거 시작…닷새 만에 돌변한 남자
6개월간 강제 성매매·폭행…부모에게도 ‘살해 협박’


[주간현대=조미진 기자] SNS와 채팅을 통해 만난 남성으로부터 6개월 동안 억류돼 폭행과 협박에 못 이겨 성매매를 했야 했던 19세 여성의 사연이 알려져 여론을 경악케 하고 있다.
▲  현대판 성노예 사건      ©주간현대


내가 좋다던 채팅남

경찰과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7월 A(19·여)씨는 SNS와 채팅을 통해 김모(22·남)씨를 만나게 됐다. 이 남성은 A씨에게 무척 호감을 표시했다.
채팅을 통해 이미 아는 사이였던 두 사람은 만나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져 한 달이 지난 8월5일부터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동거 생활은 5일 만에 악몽으로 바뀌고 말았다. A씨를 영원히 사랑할 것만 같던 김씨의 태도가 돌변한 것. 급기야 그는 A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하기에 이르렀다. 하루는 A씨에게 “심부름을 갔다 오라”며 “어떤 남자에게 돈만 받아 오면 된다”고 말했으나 심부름 장소는 모텔이었다.

A씨는 심부름 때문에 모텔을 가야 한다는 게 납득이 안 돼 성매매가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고, 이에 김씨에게 “이거 성매매냐”고 묻자 김씨는 “맞다”고 했다. A씨는 정색하며 거절했지만 이미 돈을 받았다며 그는 여러 이유를 들며 설득했다. 그러나 A씨는 “내가 왜 이걸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재차 거절했다.

여러 회유에도 마음이 변하지 않자 김씨는 A씨에게 폭행을 가하기 시작됐다.
A씨는 KBS 뉴스를 통해 “여기저기 피멍이 들 정도로 마구 맞았다”고 토로했다. 이후 그녀는  말 그대로 ‘노예’ 신세로 전락했다. 내내 감시를 받으며 하루 2~3번씩 이어지는 성매매를 억지로 해야 했다.

지옥이 따로 없는 하루하루가 이어지던 지난해 10월, A씨는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탈출을 시도했다. 실제로 가해 남성의 주거지를 벗어났지만 김씨는 휴대전화 등 빼앗은 A씨의 소지품과 파악하고 있던 신상 정보 등을 통해 친구와 있는 그녀를 하루 만에 붙잡았다.

다시 끌려온 A씨는 김씨로부터 더욱 심한 폭력을 겪어야 했다. 심지어 너무 많이 맞아 한쪽 눈이 떠지지 않을 정도였지만 김씨는 “네가 잘못해서 맞은 건데 내가 왜 병원에 데려가야 하느냐”며 그녀를 방치했다.

이후 김씨는 A씨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다른 여성 문모(19)씨를 끌어들였다. 이 여성은 김씨와 연인 관계로 지난해 10월부터 한 집에서 생활하며 성매매가 이뤄지는 동안 감시하다 성매매가 끝난 후 A씨를 데리고 돌아오는 역할을 했다.

이렇게 수개월이 흘렀지만 김씨 자택 이웃 주민들은 상황을 눈치채지 못했다.

이후 A씨는 두 번째 탈출을 감행했다. 그러나 경찰이나 부모님께 피해 사실을 알리지 못했고 마땅히 도움을 청할 곳도 없어 곧 붙잡혔다. “부모님에게 말하면 부모님도 죽이겠다”는 협박이 두려워 부모님께 피해 사실을 말하지 못한 것.

이런 피해자의 심리를 두고 경찰관계자는 “충분히 신고할 수 있는 상황 같아 보이지만, 막상 가해자로부터 폭행과 협박을 받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신고할 용기가 없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 붙잡힌 후 역시 보복이 이어졌다. 그러나 6개월간의 강제적 성매매로 임신까지 하는 등 그녀의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된 상태였다. A씨는 얼마 후 목숨을 건 탈출을 또다시 감행했다. 탈출에 성공한 A씨는 살아야겠다는 심정으로 아버지를 찾아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털어놓고 도움을 요청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도 김씨는 A씨 부모에게까지 협박을 서슴지 않았다. 그녀의 어머니에게 발신번호 없음 상태로 전화를 걸어 자신을 추노(도망간 노비를 쫓는 사람)라고 소개하며 “딸을 감춰놓지 말고 돌려 달라. 그렇지 않으면 찾아가 죽이겠다”는 협박과 함께 욕설을 퍼붓기까지 했다.  A씨와 가족들은 불안과 고통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두려워하던 가족, 결국…

전전긍긍하던 A씨 가족은 결국 경찰에 신고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3월 말 A씨와 그녀의 어머니가 경기도 시흥경찰서를 찾아가 피해사실을 신고한 것. 이어 해당 경찰서는 수사에 착수했으며 곧이어 특별수사반을 구성했다.

경찰은 A씨의 진술을 토대로 감금한 곳으로 추정되는 장소 주변을 탐문하고, 휴대폰 등에 대한 통신 수사를 통해 가해자 김씨의 신상을 파악했다.

또 이를 바탕으로 통화내역, 인터넷 접속 기록 등을 확인해 성매매를 강요한 사실을 밝혀냈다.
아울러 한 달간의 추적 끝에 지난 5월4일 경찰은 숨어있던 김씨를 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6개월 동안의 성매수남 숫자가 약 400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체포 후 수사 과정에서 김씨의 여죄도 밝혀졌다. A씨 명의로 휴대폰 14대를 마음대로 개통해 대포폰 업자에게 제공해 1200만원의 통신요금까지 부과시킨 정황이 확인된 것.

가해자 김씨는 경찰 조사과정에서 범죄사실을 시인했지만 폭행 협박으로 A씨에게 성매매를 강요해 취한 5000만원은 생활비와 유흥비로, 또 서울 동대문에서 짝퉁 지갑 장사를 하며 모두 탕진한 뒤였다.

아울러 그의 범행 동기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성매매 강요로 첫 달에 수백만원을 손에 쥐게 되자, 돈을 더 벌기 위해 범행을 계속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은 가해자 김씨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했으며, 현재 임신 중인 김씨의 애인 문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그러나 극심한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피해자 A씨는 현재 상담 치료를 받고 있다.
A씨는 “김씨가 구속됐지만 집 주소까지 알고 있어 그와 친한 조직폭력배들이 찾아오지 않을까 불안하다”며 두려움을 호소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경찰은 스마트폰 및 인터넷을 통한 채팅 등은 강력 범죄로 발전할 수 있는 만큼 불확실한 만남 등은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lovelythsu@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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