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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제한으로 투표 못하는 건 위헌

4대 권리 헌법이 보장 일부에선 정부 묵인하에 권리 참여도 못해 위헌 소지 다분

이성현 기자 | 기사입력 2012/11/02 [17:14]

시간제한으로 투표 못하는 건 위헌

4대 권리 헌법이 보장 일부에선 정부 묵인하에 권리 참여도 못해 위헌 소지 다분

이성현 기자 | 입력 : 2012/11/02 [17:14]
투표 시간의 연장을 두고 여와 야, 진보와 보수 층간의 싸움이 치열하다.

항간에서는 새누리당이 야당을 간 봤다가 도리어 역풍을 맞고 있다는 식의 보도들이 쏟아지고 있다. 더불어 투표 연장을 두고 정치적 꼼수라며 정략적 행태로 보는 보수적 시각과 이에 맞서 ‘정치가 장난이냐’며 ‘남아일언 중천금‘을 주장하며 여성 후보의 한계를 지적하는 반대 진영의 열기도 대단하다.

정치권들의 이같은 행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의아하다. 무엇이 옳은지에 대해서도 말들이 많다. 정치가 중심을 못 잡고 있다는 현실이 가슴에 그대로 꽂히는 요즘이다.

정치권의 계산대로라면 투표시간 연장이 득실이 분명 있기는 있는가 보다. 또, 공약이랍시고 내놓는 정책들을 조용히 훑어보노라면 기도 안찬다. 물론 시대가 변하고 그에 따른 내용도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공감은 가지만, 하루아침에 입장이 바뀌어버린 내용들이 상당수 눈에 띤다. 눈을 감고 조용히 돌이켜보면 우리네 정치라는 거.......여전히 국민적 눈높이보다는 자기들 밥그릇 챙기고, 주머니에 챙겨 두었던 기득권 뺏기지 않으려는 꼼수에 불과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만든다. 어찌되어서인지 1+1=2라고 알고 있는 국민들과는 달리, 우리 정치권은 1도 되었다가, 2도 되었다가, 심지어 제로가 되기도 하니 말이다. 그저 누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우리 정치권의 행태는 투표시간 연장을 두고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여당이자 보수층인 새누리당은 ‘못 먹는 감 찔러나 본다’고 찌른 것이 잘못 찔러 자충수를 두고 있다. 야당 측은 왜 하필 이시기에 이같은 주제를 끄집어 내 혼란을 자초하는 지 애매하다. 이제껏 좋은 시간들 다 놔두고 말이다. 그러니, 국민들이 보는 시각이란 것이 보수당인 새누리당에 대해서는 정권 놓치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집단으로 비춰지고,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 대해서는 어떡하든 정권 가져가 보려는 정략적 집단으로밖에 비춰지지 않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 아닐까.

그러나....아주 잠시만 냉정을 찾고, 정당과 이념, 우리네 정치권의 현실 등을 뒤로하고, 국민된 입장에서 생각해보자. 투표라는 것이 의무인지, 권리인지부터 찾아본다면 투표시간 연장 논란의 결말은 아주 간단하다. 

대한민국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4대 권리 가운데 참정권이라는 것이 있다. 참정권은 국민 개인의 양보할 수 없는 불가침의 권리이자 대리시킬 수 없는 극히 개인적인 권리라고 우리는 알고 있다. 또 기본적으로 참정권은 국민이 주권자로서 나라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고 있는데, 우리 우매한 백성들은 정치 참여의 가장 기본을 투표로 대변한다. 그 투표라는 것은 선거를 통해 이뤄지고, 오늘날 선거는 크게 총선과 대선으로 양분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이 두 번의 투표와 선거를 통해 비로소 국민 된 권리이자, 어찌보면 끝까지 완수해야하는 의무적 성격의 정치 현실에 뛰어드는 것이다. 깊이 생각하면, 참정권 즉, 투표권은 누구에게나 제공되어야 하고, 국가는 그런 투표(선거참여)에 국민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선거(투표)에 있어 시간적 제한이다. 우리 법은 투표 시 시간적 제한을 통해 업무의 효율성을 강조하는 듯하다. 그러나 원칙적으로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4대 권리를 국민이 올바르게 누리고, 진정한 정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지금과 같은 시간적 제한을 다소 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방법 가운데 하나는 총선과 대선을 국가공휴일로 지정하는 방법이 있다. 지금은 임시 공휴일로 지정된 것 밖에는 없다. 그러나 임시공휴일은 대부분 공기업, 공기관 등 관공서들에게만 해당될 뿐, 생산직 근로자를 포함한 대부분의 노동자 및 그 가족들에게는 해당사항이 없는 만큼 우리 법이 보장하는 형평과 평등, 선거권 등에 있어 자연스럽게 이들은 차별을 받게 된다. 

이제까지 우리 정부는 사실상 이런 식으로 이들에게 권리를 제대로 부여하지 않았거나, 아예 묵인하고 넘어가고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 그런 만큼 최소한 헌법이 보장하는 위와 같은 권리들이 제공되지 않는 현행 선거 관련 시간적 제한은 모두 위헌 소지가 다분하다고밖에 볼 수 없다.

또 하나의 방법은 시간을 정하되, 법에서 온전히 정의하고 있는 하루 24시간을 모두 사용하는 방안이다. 정부, 특히 선거의 모든 업무를 총괄하다시피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홍보하는 선거 관련 문구와 자료를 보면 선관위가 어느 정도로 자만과 태만, 게으른지를 가늠할 수 있다. 올해 치러지는 대선만 해도 ‘12월 19일은 대통령 선거의 날’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리고 투표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그런데 말로는 투표를 독려하고 있지만, 실상 행동은 전혀 그렇지 않다. 마치 투표율이 높아지면 집계 내는데 어려움이라도 있는 양, 겉으로는 투표율을 외치지만 속으로는 참정권 포기를 독려하는 느낌이랄까. 

찾아보면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방법이 왜 없을까? 그 대안에 대해 선관위는 자신들의 고유 업무 영역임에도 불구하고 손을 놓고 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적어도 지금과 같은 행동과 말이 불일치하는 상황에서는.....

19일이라는 숫자가 법이 정해놓은 투표 시간대를 포함하고 지칭한다는 것, 물론 모르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던 평등권, 선거권 등이 누군가에게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심각하게 침해당하고 있는 현실에 더하면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로 한정된 투표 시간을 온전한 하루인 24시간으로 확대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다. 이럴 경우, 법은 모든 국민에 권리 행세를 할 수 있도록 고른 기회를 제공하게 된다. 

문제는 여전히 정치권이다. 한편으로는 이제라도 이같은 투표시간의 확대를 통한 참정권의 기회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에 박수라도 보내고 싶은 심정이지만, 자신들에게 유리한 계산 방법으로 악용할 소지가 다분해 보여 함부로 박수도 치지 못할 것 같다. 그러나 분명한 사실 하나는 이런 정치권과는 상관없이 국민 모두가 동등한 참정권을 행사하고, 기회를 부여받는 것은 당연한 권리다. 이 같은 권리가 어떤 식으로든 침해를 받고 있다면 이는 권리를 박탈당한 것이나 다름없다. 자신의 권리를 박탈당할 수밖에 없는 상황은 중대한 범죄 행위로 공공질서를 무너뜨렸을 때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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