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선 패배 원인을 분석하는 글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읽어보면 당최 이해가 가질 않는다. 노선 문제다. 인적쇄신이 이뤄지지 않았다. 공천 잘못 탓이다 등등 모두 그럴 듯하지만 문제의 본질은 이런 것들과 거리가 멀다. 이게 당 대 당의 힘을 겨루는 총선이었다면 그런 분석이 모두 옳을 수도 있겠지만, 불과 15석을 가지고 겨룬, 그리고 15석 중 10석이 한나라당 의원에게 유고가 생겨 치러지는 선거에서 거대담론을 들이대어 분석한다는 건 소 잡을 때 써야 할 칼을 닭 잡는데 쓰고 있는 꼴이다.
왜 소 잡는 칼을 들고서 설치는 걸까? 친노와 486들은 안철수 죽이기가 목적일 게고, 새누리 지지자들은 새정치연합 죽이기가 목적 일 것이다. 닭 잡는 칼로 그 원인들을 하나하나 분석해 보기로 한다. 물론 안철수, 김한길에게 선거패배의 온갖 책임을 떠다 넘기고 있는 친노와 패거리들에게 항의하기 위해 쓴 글이기도 하다! 1. 천정배 목포 3대 천재라 불리우고, 전두환 정권 하에서는 법복을 입지 않겠다면서 인권 변호사의 길을 택한 민주, 진보 진영의 큰 자산인 천정배, 그는 친노 패권에 맞서 정동영과 함께 쇄신위를 주도했다 해서 이해찬 당시 민주당 대표에 의해 19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었다. 결국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정동영은 강남을을 천정배는 송파을을 택해 패배를 각오한 사지출마를 감행하였고, 결과는 둘다 낙선이었다. 천정배는 송파을에서 그대로 있다가는 정치생명이 끝날 것을 예감하고 일찌감치 광주로 낙향해 변호사 사무실을 내는 등 출마준비를 해 오던 중, 문제의 광산을에서 출마선언을 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의 출마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있었다. 지난 총선이 2012년 4월이었는데, 낙선한 지 2년 3개월 만에 그것도 새정치연합의 아성이라는 광산을에서 전국적인 지명도를 갖고 있는 천정배가 고만고만한 후보들과 경선을 치루겠다는 것은 지도부에 생떼를 쓰는 행위였다. 지도부의 재보선 공천방침은 젊고 유능한 인재들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었는데, 천정배가 광산을을 손 짚고 헤엄치는 식으로 접수하겠다고 나서자 거부할 수밖에 없는 형편이었다. 더군다나 이게 전례가 되어 호남출신들로 서울에서 낙선의 좌절을 겪은 정동영, 유선호, 김효석 의원 등이 다음 총선에서 대거 낙향해 출마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주는 셈이었다. 이런 모든 이유에도 불구하고 천정배 의원은 호남에서의 지명도를 이용해, 지지자들을 규합해 당 지도부를 계속해서 압박했고, 탈당 후 무소속 출마 고려라는 강수까지 던지게 되었다. 이제 선거가 시작되기도 전에 전국의 모든 호남 출신 유권자들의 관심은 광산을에 집중되었고, 지도부가 권은희를 공천하자 천정배는 백기를 들고 말았지만, 전국의 호남 유권자들은 깊은 내막도 모른 채 한사코 천정배를 배제하려 한다고 판단함으로써 지도부에 대해 배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렇다면 손학규, 김두관은 왜 공천이 가능했는가? 손학규는 대선 후보로 나오기 위해 총선 출마를 하지 않았었고, 김두관은 총선 당시 경남 도지사였기 때문에 역시 출마를 하지 않았었다. 백혜련의 경우는 이명박 정권 검찰의 부당성을 지적하면서 검사직을 내던진 전력이 있어서 비록 총선에서 안산 단원갑에서 출마한 경력이 있었지만 권은희와 같은 경우로 특별히 예우된 경우였다. 사실과 상황이 이러함에도 조경태는 <천정배에게 공천을 주기 위해서 권은희를 선택했다>면서 안철수와 각을 세우게 되었다. 참으로 한심한 사람이다. 자기와 친한 사람에게는 당에 해가 가는 한이 있더라도 무조건 공천을 줘야 한다는 말인가? 2. 권은희와 뉴스타파 권은희는 국가정보원 대선개입 사건의 ‘수사외압’ 의혹을 폭로하여, 일약 진보, 개혁 진영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녀가 수사외압의 주범으로 지목했던 김용판이 고등법원에서 무죄가 선고되자 무력감을 느꼈고, 그러던 중에 승진에서도 탈락되어 차별을 받자 사표를 냈었다. 원래 다음 총선에 출마하는 것이 순리였으나, 천정배가 지도부를 곤혹스럽게 하자 지도부가 어쩔 수 없이 광주 지역 인기1위였던 그녀를 호출한 감이 든다. 하지만 그녀가 인터뷰에서 “제가 지난 대선에서 희망을 본 건 안철수 현상이었으며, 문재인에게 투표도 하지 않았다”라고 한 말이 말썽을 일으켰다. 이 말을 한 사실이 보도되자 그 때까지 영웅으로 받들던 친노들이 권은희에 대해 갖은 악담을 퍼붓기 시작했다. 공천해야 한다고 그들이 앞장서 주장하다가, 일단 그들 사람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자마자 벌떼처럼 달려들어 쏘아댔다. 급기야는 친노성향의 급진 대안언론인 뉴스타파에서 권은희 남편 재산이 수십억인데 이를 사실대로 신고하지 않았다는 방송을 했다. 사실 문제의 상가들은 권은희 남편이 대표로 있는 법인에서 빚을 내서 투자 목적으로 산 것들인데, 마치 수십개의 상가를 소유한 거부가 이 재산을 불법으로 숨긴 것처럼 왜곡해 보도함으로써, 권은희는 신데렐라에서 일시에 부엌떼기 신세로 전락하게 되었다. 권은희는 정의와 양심의 상징에서 거대한 부를 불법적으로 숨긴 부도덕한 여자로 매도되었다. KBS, MBC, SBS를 포함하여 보수 성향의 모든 언론들이 뉴스타파의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여 보도하기 시작했다. 하루 종일 권은희의 숨겨놓은 재산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종편 어디를 틀어도 마찬가지였다. 일부는 간략하게 권은희의 “나는 무죄다! 비상장 법인의 주식은 액면가만 신고하면 된다는 선관위 규정대로 했을 뿐이다!!”라는 주장을 보도하기도 했지만 주 기조는 권은희의 비도덕성을 부각시키는 것이었다. 새누리당 윤상현 사무총장의 비상장 주식 실평가액이 1,400억에 이르고, 같은 당의 광산을 송환기 후보는 13억1000만원, 홍철호 후보(경기 김포)와 이중효 후보(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도 각각 33억원과 57억원의 비상장 주식을 액면가로 신고했지만 이들은 전혀 문제삼지 않았다. 적반하장격으로, 마녀 사냥하면서 낄낄대는 무리들처럼 권은희를 죽여댔다. 그러면서 그녀를 공천한 새정치연합의 비도덕성도 함께 공격했으며, 그 결과 새정치연합에 대한 지지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뉴스타파는 도대체 무슨 목적을 가지고 그따위 허위 과장 보도를 했던 것일까? 왜 그들의 주적인 새누리당 후보들을 먼저 검증하지 않고, 권은희부터 묵사발을 냈을까? 판단은 여러분에게 맡긴다. 하여튼 뉴스타파 보도는 대히트를 쳤으며, 그 보도를 배후에서 기획한 자들은 어둠 속에서 잔인하게 웃고 있을 것이다. 이처럼 거의 모든 언론이 보수 새누리를 일방적으로 응원하는 가운데 치러지는 선거를 사람들은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축구하기”에 비유한다. 이전에 있었던 천정배와 지도부 간의 갈등도 시시각각으로 특종처럼 다루었었다. 이를 통해서 호남출신 새정치연합 지지자들의 민심 이반, 혹은 정치 무관심을 조장했다. 이는 이어지는 금태섭-허동준-기동민 사건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었다. 일각에서 권은희의 공천으로 인해 보수층이 결집하였다고 하는데, 이는 말도 안 되는 논리로서, 설령 그랬다 하더라도, 새정치연합이 권은희처럼 정의롭고, 양심적인 인물을 그 이유 때문에 공천하기를 포기한다면, 아예 당의 간판을 새누리당 2중대로 바꿔 다는 편이 더 나을 것이다! 이 논리는 새누리당스러울 따름이다. 3. 정세균 486과 금태섭-허동준-기동민-노회찬 안철수의 입노릇을 해왔던 새정치연합 대변인 금태섭은 일찌감치 동작을 출마를 선언하고 선거사무소 개소식 까지 마쳤다. 그 과정에서 안철수와 상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있지만, 설령 상의했다 하더라도 돌다리도 두드리고 나서 건너는 성격의 안철수가 금태섭에게 확실한 언질을 주지는 않았으리라 생각된다. 사실 안철수는 7.30 재보선에 임하면서 구 새정치연합 출신 최고위원 등에게 출마에 대해 각자 앞서 나가지 말 것을 당부했다고 한다. 바로 그 때문에 김효석, 이계안 최고위원이 출마를 포기했고, 김포의 이수봉 보좌관도 중도하차했다. 하지만 금태섭이 선거 사무소를 낼 때 까지 안철수가 아무 제지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동작을에 그를 공천할 생각이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 하지만 금태섭 전략공천설이 퍼지자, 새정치연합 서울시당 위원장인 486 오영식은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공심위는 물론 당 지도부가 적합도나 경쟁력에 있어 현격한 차이가 없는 한 486 허동준 전 지역위원장에게 출마의 기회를 부여해 줄 것을 정중히 요구한다" 면서 지도부를 압박했는데, 이 성명서에 이름을 올린 31명의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기정486·김경협486·김상희·김성곤·김용익·김태년·김현·노영민·박남춘·박민수·박완주·박지원·박홍근·배재정·서영교·심재권·오영식486·유대운·유은혜·윤호중·이목희·인재근·임수경·장하나·전해철·진성준·최규성·최재성486·홍영표·홍의락·홍익표 이 명단을 필자 나름대로 분석해 보았는데, 확실한 이들만 열거해 본다. 정세균계: 강기정(정세균 비서실장 출신), 오영식(정세균의 오른팔), 최재성(정세균의 왼팔), 노영민(정세균계 수장격), 최규성(정세균계 고문격), 김경협, 김상희, 김태년, 홍영표, 김용익 등 민평련: 이목희, 인재근 등 친노: 임수경, 장하나, 서영교, 김현, 윤호중 등 박지원계: 박지원 이 분석에 의하면 이 성명서는 정세균계의 주도로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는 문제의 허동준이 정세균계라는 사실과도 부합된다. 만약에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금태섭 공천을 강행했더라면 어땠을까? 아마 그들은 더 많은 세를 규합해서 계속 지도부를 압박했을 것이고, 새정치연합은 선거를 치루기도 전에 극도의 혼란 상태로 빠져 들었을 것이다. 금태섭 공천 건은 또 한 번 정치판을 뜨겁게 만든다. 안철수가 금태섭을 동작을에 전략공천해주지 못한 게 마음에 걸렸던지 수원 영통에 전략공천을 해주려 했다. 그런데 이를 논의하던 회의 도중, 갑자기 우원식이 회의장 밖으로 나와 이의 부당함을 알렸고, 이 문제는 순식간에 SNS의 큰 이쓔가 되어 시끄러워 졌다. 모든 친노들이 나서서 안철수가 자기 사람 심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고 아우성을 쳤다. 나중에 금태섭이 공천 받을 생각이 없다고 밝혀 이 문제는 유야무야 되었지만, 단 한명의 안철수 사람에게도 공천을 줄 수 없다는 구 민주계의 생각을 노출한 사건이었다. 그렇다면 이토록 금태섭 공천을 반대한 우원식은 누구인가? 내가 아는 한 우원식은 유시민의 개혁당 출신이다. 아니라면 개혁당 출신들과 아주 절친하게 지내는 사이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개혁당은 친노중의 친노였는데, 현재 우원식은 민평련 소속으로 있다. 그런데 민평련이라는 계파가 아주 묘한 조직이다. 한 마디로 색깔이 잡탕이다. 친노도 있고, 비노도 있고, 동교동계도 있고, 정세균계도 있다. 그들끼리도 사안에 따라 이합집산한다. 그러면서도 서로의 필요에 의해 한 우산 밑에 모여 있다. 계파라고 부르기도 그렇고, 안 부르기도 그렇다. 현재는 486 보쓰 이인영, 동교동계 설훈, 김근태계 이목희, 친노 우원식이 가장 큰 목소리를 내고 있다. 단 한명의 자기 사람도 후보로 챙기지 못했으면서도 자기 사람만 챙긴다는 욕을 먹고 있는 안철수, 참으로 희한한 일이다. 이는 모두 다 김한길, 안철수 지도부의 당내 장악력이 취약했기 때문에 생긴 일이다. 앞서 정세균이 민주당 대표를 할 때, 지방 선거 공천을 한 적이 있는데, 거의 모든 선거구에서 갖은 편법과 합법을 총동원해서 자기들이 원하는 후보들을 거의 모두 공천해서 원성이 하늘을 찌른 적이 있었다. 무소불위의 조직강화 특위라는 것을 통해서 사고 지구당 모든 곳에 자기 사람들을 지역위원장으로 임명하기도 했는데, 그때 임명된 위원장 중에 필자가 아는 유명인사들만 해도 신계륜(고대 후배), 설훈(고대 후배), 김상희 등등이다. 정세균은 한명숙 대표를 만드는데 총책임자로서 그에 대한 보상으로 공천권을 쥐고 전횡을 한 바도 있는 자인데, 자기는 그토록 많은 자기 사람들을 요소요소에 심었으면서도, 안철수가 단 한 명의 자기 사람 심는 것을 이처럼 강력히 저지했다. 허동준은 이전 총선 후보 경선에서 이계안에게 처참하게 패배하였을 정도로 지역에서 그다지 신망을 얻고 있지 못했는데, 그런 사람을 중요한 지역의 후보로 공천한다는 것은 패배를 감수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었다. 따라서 지도부에서 묘안으로 제시한 후보가 박원순 서울 시장의 정무 부시장 기동민이었는데, 그는 이미 광산을 후보로 출마선언을 하고 선거사무소까지 개소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동민을 동작을에 공천한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사전 교감에 의한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다. 그를 공천함으로써 직전 서울시장 선거에서 압승한 여세를 탈 수 있고, 박원순 후광효과로 지역발전 공약에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어, 선거운동을 자신 있게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게다가 안철수가 “동작을에서 먹고 자면서 기동민 선거운동을 하겠다. 그 때문에 최고위원 회의에 출석하지 못하는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선언함으로써 안철수가 앞장서고 기동민이 함께 하고, 이를 박원순이 받쳐 주는 구도로 선거를 치르고자 하였다. 나는 이런 구도로 선거에 완주했더라면 노회찬이 사퇴를 않고, 끝까지 완주했더라도 어느 정도 당선 가능성이 있었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더군다나 노회찬이 사퇴를 했더라면 동작을 선거에서 필승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기동민 공천에 대해 또 반발이 뒤따랐다. 이번에도 오영식이 총대를 맸다. 이번 서명자들은 강기정, 김경협, 김태년, 김상희, 김영주, 김용익, 김현, 박남춘, 박민수, 박완주, 박홍근, 배재정, 서영교, 안민석, 오영식, 유성엽, 윤호중, 이목희, 이원욱, 임수경, 장하나, 전병헌(정세균계), 전정희, 전해철, 조정식, 최재성, 홍영표, 홍의락, 홍익표, 홍종학(정세균계) 등이었다. 1차 서명자 중에 일부가 빠지고 몇명이 추가되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기동민 전략공천에 대해 "돌려막기 공천, 개념없는 공천, 해석불가 공천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실정"이라며 "기존 후보들을 배제하고 전략공천할 뚜렷한 명분과 근거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사실은 같은 정세균계에다가 486인 허동준을 후보로 정해 달라는 압력에 불과했다. 이들의 지원사격을 받는 가운데 허동준이 필사적으로 저항했다. 출마 기자회견장에 난입하여 기자회견을 끝내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기자회견장에 허동준이 난입하여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던, 20년 친구 사이라는, 기동민의 마이크를 뺏어 들고 소란을 피우던 장면은 모든 언론을 통해 그대로 방영, 전달이 됐는데, 이를 지켜보던 동작 유권자들과 전국의 국민들로 하여금 자중지란에 빠진 새정치연합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게 했을지 상상해 보시기 바란다. 경쟁력도 없던 허동준이 20년 친구인 기동민의 마이크를 뺏고, 기자회견장을 아수라장으로 만드는 만행을 저지른 데는 고도의 술수가 있다고 본다. 바로 안철수를 노리고 한 연출된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친노와 범친노 정세균의 일관된 대권 전략은 안철수를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핵심이었다. 그중에 최상의 방법은 밖에 있는 안철수를 어떤 수단을 써서든 민주당 안으로 끌어 들여 놓고 서서히 죽여 가는 것이었다. 필자는 허동준의 만행을 지켜보며 그 만행이 안철수를 향한 것임을 직감하고 있었다. 동작을이 중요한 게 아니라 안철수 흠집내기를 통한 대권후보 장악이 더 중요하지 않은가? 안철수의 정적들에게 최상의 상황은 어떻게 하든 이번 지방선거에서 새정치연합이 패배해서 안철수가 큰 상처를 입고 당권을 내놓는 상황이었다. 안철수인들 바보가 아닌 이상 그런 그들의 흉계를 몰랐을 리가 없다. 그런 흉계 속에 갖힌 안철수가 합당이란 결단을 내린 입장을 나름대로 유추해 본다면 이렇다. //신당창당을 하는데 소요되는 자금문제가 큰 원인이 되었다고 하는데, 그 점은 별도로 하고, 신당 창당을 한다 해도 어차피 민주당과 후보 단일화를 통하지 않고서는 광역 단체장의 경우, 전국에서 단 한 석도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인 마당에(단일화를 하지 않으면 호남을 제외하고는 전국에서 새누리당이 모든 광역단체장 자리를 차지할 텐데, 그 비난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구차스런 후보 단일화를 할 바에는 큰 결단을 내려 합당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는 것이다. 더군다나 7.30 재보선도 있고, 앞으로 총선도 있을 텐데 그때마다 단일화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고, 또한 당을 혼자 힘으로 계속 꾸려 나갈 자신이 없었을 수도 있으며, 대선 국면에서 또 한 번 단일화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데, 합리적인 최선의 단일화 방법을 찾을 수 없는 마당에 차라리 합당하여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 자리를 노리는 편이 더 합리적이 아니냐는 것이다.(합당에 대한 추측은 필자의 소설이니 사실과 전혀 다를 수도 있다. 가려서 읽어 주시기 바란다.)// 그런 우여곡절을 겪은 후, 결국 허동준과 기동민이 예정된 기획대로 화해를 하고, 약속한대로 안철수는 동작을에 가장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이며 기동민 선거운동을 해 가던 중에 문제의 노회찬 선언이 있었다. 그 선언은 “기동민 후보가 후보 단일화에 응하지 않을 경우 24일 6시 이전에 내가 후보 사퇴를 하겠다!”는 것이었다. 이 선언이 있고나자 친노대장 국민TV 서영석을 필두로 해서 수많은 친노들이 떼거리로 SNS에 나타나서 기동민 사퇴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 주장의 근거는 여론조사를 한 곳에서 해본 결과 노회찬으로 단일화해야 몇% 더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었다. 사실 새정치연합은 후보 결정과정에서 갖은 우여곡절을 겪고서, 이제 선거운동의 페달 속도를 올리고 있는 단계였으니 경쟁력에서 뒤질 수도 있었겠지만, 정의당과는 비교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큰 당력에 안철수가 혼신의 힘을 다한다면 어찌 노회찬에게 경쟁력에서 뒤질 수가 있겠는가? 그렇다면 대부분이 친문재인인 이들 새정치연합 친노들이 왜 전혀 다른 정의당 후보 노회찬을 지지하고 나섰을까? //이정희의 진보당과 결별한 후에, 노회찬, 심상정의 진보신당과 유시민, 천호선, 이재정의 국민참여당이 결합된 당이 정의당이다. 유시민이 누구인가? 노무현 대통령 선거 당시 개혁당을 결성하여 민주당 비주류인 노무현 당선에 혁혁한 공로를 세웠다고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치하를 들었으며, 그 후 열린 우리당에 입당하여 노무현의 정신적 경호실장을 자임하면서,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이 정권을 잡는다 해도 나라가 망하는 것은 아니다.”는 명언을 남긴 인물이다. 그는 철저히 영남패권을 추구하는 인물로서 노 대통령 치하에서 호남을 경시, 멸시하는 수많은 어록들을 양산해서 정권 재창출 실패, 한나라당 집권의 최대 공로자 역할을 했다. 그 유시민이야말로 골수 친노이며 노무현이 대통령 된 후에 권력에 무임승차한 문재인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다. 문재인은 엄밀히 말하자면 친노가 아니라 말 그대로 <노무현의 친구>일 따름인 것이다. 그런 유시민과 관련된 정의당에 대해 소위 친노들은 새정치연합 보다 더 강한 동질성을 느끼고 있는 것이며, 유시민을 추종하던 수십만에 달하던 극렬 유빠들의 태반이 현재 SNS에서 갖은 욕설과 비어를 배설하고 있고, 그들이 이번 기동민-노회찬 단일화 과정에서 기동민 사퇴를 주장했던 자들이다. 물론 서영석도 극렬 유빠이다.(국민TV 서영석은 빠라는 소리를 듣기 싫어하니 유시민과 엄청 친하다는 정도로 해 두자.)// 노회찬은 상기한 선언으로 정의당과 새정치연합 수뇌부간 만남을 유도하여, 그 만남을 통해 정의당 모든 후보들이 사퇴하는 조건으로 한 지역구를 보장 받고자 하였다. 하지만 이 의도가 새정치연합 지도부에 의해 좌절되자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를 최종적으로 제안했는데, 기동민 후보는 여론조사로 단일화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하였다. 필자는 이 대목에서 왜 기동민 후보가 후보 단일화 제안을 단호히 뿌리치고, “제가 지지율에서 앞서니 후보 자리를 아름답게 양보해 달라!”고 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그 당시의 여론 조사를 보면 3자 대결시 기동민 후보가 노회찬 후보에게 앞서고 있었다. 물론 “누구로 단일화 되는 것이 더 좋겠느냐?”로 설문을 넣게 되면 그 결과를 알 수 없었으나 전격적인 사퇴를 하는 것 보다는 그 편이 더 좋았다. 여론조사도 조사 항목과 문구에 대해 합의한 후 기관을 3개 정도 정해서 편차가 큰 하나를 제외한 후에 그 결과를 따지면 신뢰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물론 조직의 개입에 의한 왜곡은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는 게 단점이긴 하다. 투표용지에 사퇴라는 표기가 되는 시점이 24일이라는 주장이 있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판명되었다. 투표용지는 이미 22일 인쇄에 들어갔고, 기동민의 사퇴에도 불구하고, 실제 투표용지에는 기호 2번 기동민의 이름이 그대로 존재하여, 그 결과 나경원, 노회찬 양 후보의 표차보다 더 많은 (기동민에 투표한)무효표가 발생하였다. 정의당 후보였기 때문에 기권한 야권 지지자들도 꽤 많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는 사족을 살짝 붙이고 싶다. 기동민 사퇴에 대해서는 다음의 시사인 기사를 참고하기 바란다. //(노회찬이 아름답게 양보해 줄 것으로 오판한 기동민은)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의 리더십까지 걸려 있는 자신의 처지를 하소연했는데, 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노회찬 후보가 선배시니 양보해 달라”는 문제의 발언이 나왔다고 한다. 이 내용을 정의당이 언론에 브리핑했다. 이 장면이 결정적이었다. 기동민 캠프 분위기는 급변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언론을 이용해 압박을 해온다고 느꼈다. 아, 이게 선의로 양보 의사를 밝혀온 것이 아니구나 하고 그때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이제 기동민 후보가 ‘아름다운 단일 후보’가 되는 길은 사라졌다고 캠프는 느꼈다. 노 후보는 그런 모양새를 연출해줄 생각이 없다는 것이 캠프가 7월23일 내린 결론이었다. 그렇다면 남은 길은 두 가지였다. 사퇴 시한까지 못 박은 노회찬 후보를 버티기로 주저앉힌 ‘상처뿐인 단일 후보’가 되거나, 먼저 사퇴를 선택해 ‘아름다운 단일 후보 노회찬’을 만들어주거나. 전자는 명분은 물론이고 실리도 없었다. 그런 단일화로는 본선 승리 전망이 어두웠다. 기 후보는 후자를 선택했다.// 이 글을 읽어 보면 기동민 캠프가 너무 아름다운 단일화에 급급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직 젊기 때문일까, 너무 순진하다. 물론 양보해서 오래 사는 길을 택한 결단은 아름다우나, 끝까지 버텨서 후보직을 쟁취했다 패배했지만 지금도 뻔뻔스럽게 정계 거물로 활보하고 있는 문재인도 있질 않은가? 다음에는 양보하지 말고 끝까지 버텨서 승자가 되길 바란다. 인생은 그리 길지 않고, 기회도 자주 오는 게 아니며, 지지자들은 항상 양보보다는 승리를 기대한다! 누차 밝히지만 기동민 후보로 단일화 되었더라면 안철수와 박원순의 힘으로 확실히 당선시킬 수 있었다. 물론 안철수의 입, 금태섭이 공천 받았더라도 당선되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기동민 사퇴와 함께 안철수-김한길의 운명도 결정되었다. 하지만 그 운명이 장차 안철수호의 침몰로 나타날지, 아니면 더 좋은 결과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새옹지마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글이 너무 길어 나눠 싣습니다. 2편으로 이어집니다.) *필자/이재관. 칼럼니스트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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