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광고
광고

민심출렁! 가을에 떨어지는 게 낙엽뿐이랴!

<칼럼 투데이스케치>무소속보다 정당 후보 지지도 낮은이유 살펴야

정라곤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2/10/27 [08:38]

민심출렁! 가을에 떨어지는 게 낙엽뿐이랴!

<칼럼 투데이스케치>무소속보다 정당 후보 지지도 낮은이유 살펴야

정라곤 칼럼니스트 | 입력 : 2012/10/27 [08:38]
▲ 내장산 단풍.     ©브레이크뉴스


“나무도 바윗돌도 없는 산에 매에게 쫓긴 까투리의 안과 큰 바다 한가운데 일천 석을 실은 배에 노도 잃고, 닻도 잃고, 노총도 끊고, 돗대도 걷고, 키도 빠지고, 바람 불어 물결치고, 안개 뒤섞여 날이 잦아지고, 갈 길은 천리만리 남았는데 사방이 거머득하여 천지 적막같이 노을이 졌는데 수적만난 도사공의 안과 엊그제 님과 이별한 내 안이 어찌 같으리오.” 조선 영조때 가인 김천택이 편찬한 시조집 청구연언(靑丘永言)에 나오는 작가 미상의 사설시조다. 

한번 생각해보라. 산에서 매에게 쫓기는 암꿩이 나무도 돌도 없어 숨을 곳이라곤 마땅치 않다면 영낙없이 잡혀 먹힐 테고, 또한 일천 석을 싣고 가던 배가 바다 한 가운데에서 표류하여 갈 길은 아직 먼데 도둑을 만난 뱃사공 우두머리의 마음이 어떠한지를… 비록 작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사자의 님 여읜 절박한 상황을 위와 같은 사설시조 형식으로 구구절절이 표현하였다.

요즘 대선 후보 가운데 ‘빅쓰리’로 불리는 박근혜-안철수-문재인 후보와 후보 측에서는 대선승리를 위해 부지런히 뛰고 있지만 마음이 타고 있음은 뻔한 일일 것이다. 마치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국민지지율에 신경 쓰면서 상대방을 압도할만한 표심이 나타나지 않아 어떻게 생각하면 그 상황이 위 시조를 지은이보다 더 절박할지도 모른다. 

여론조사회사인 리서치뷰와 뷰앤폴이 이번 주(10.22~23)초에 공동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삼자대결에서 박근혜 후보가 앞서가지만 양자대결에서는 박 후보가 열세를 보인다. ‘안철수-박근혜’ 대결에서는 안 후보 50.1%, 박 후보 44.6%로 나타났고, ‘문재인-박근혜’ 대결에선 문 후보 47.8%, 박 후보 45.4%로 오히려 문 후보가 2.4%포인트 앞서 역전에 성공했다는 보도다. 그렇고 보면 새누리당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근혜 후보의 인혁당사건 관련 발언이나 친박 측근에서 야기된 문제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또한 국민지지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야당이 공격하고 있는 정수장학회에 대해 박 후보가 직접 나서서 정리해보았지만 산뜻한 답이 되지 못했다는 여론이다. 오히려 답변과정에서 부일장학회 김지태 씨 유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 1심 판결을 잘못 알고 공표하여 말들이 많다. 새누리당 의원조차 “과거사에 대한 반성과 사과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고 할 정도니 차라리 안한 만도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새누리당은 실점을 만회라도 하려는 듯 연일 민주통합당과 안철수 후보에 대한 선제공략으로 나가고 있지만 사실과 달라 자충수만 놓은 꼴이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을 거듭 제기하며 야권에 대한 총공세를 펼쳤다. 정문헌 의원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노무현-김정일 회담(제2차 남북정상회담)’ 당시에 NLL 포기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통합당에서는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새리당 정문헌 의원을 공직선거법상 낙선목적 허위사실공표죄로 서울남부지검에 고발하기도 했다. 문제가 번지자 박근혜 후보까지 가세하였지만 별반 소득이 없다. 정부 측의 류우익 통일부 장관이 나서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 의혹과 관련하여 “이면합의는 있지 않다”고 말한 바 있다.

▲ 정라곤 칼럼니스트    ©브레이크뉴스
박근혜 후보의 총괄선대본부장인 김무성 전 의원은 무소속 안철수에 대한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그는 안 후보를 겨냥하여 “지금까지 (서울대에서) 강의 한 번 한 일이 없을 것”이라며 깎아내렸다. 그러나 안 후보는 KAIST 석좌교수 시절부터 강의를 지속적으로 해왔고, 2011년 2학기부터 서울대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2012년 1학기 4과목을 개설해 강의했다고 한다. 그러한 사실을 확인 한번 하지 않고 김 본부장이 공식 발언을 한 셈이니 새빨간 거짓말이 되어버렸다.  

이번 대선에서 비단 후보 자신뿐만 아니라 선거캠프에서는 막연히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여 사실이 아닌 내용을 말하는 것은 누워서 침 뱉기다. 한번 해버린 말은 주워 담을 수가 없다. 특히 일반인보다 대선 후보가 말한 내용이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말이라면 정치적 신뢰에 크게 손상을 입는다. 며칠 전 정수장학회와 관련하여 모 후보의 미진한 발언으로 인해 후보 지지율에 영향이 있었다고 하니 대선을 앞두고 민심이 크게 출렁이는 세상이다. 가을에 떨어지는 게 어디 낙엽뿐이랴!

rgjeong@naver.com 

*필자/정라곤(시인․칼럼니스트)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이 기사 좋아요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