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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이 대통령께 드리는 고언(苦言)

박근혜 대통령님, 왜 이러십니까?

이용섭 민주당 의원 | 기사입력 2013/12/01 [16:37]

야당 의원이 대통령께 드리는 고언(苦言)

박근혜 대통령님, 왜 이러십니까?

이용섭 민주당 의원 | 입력 : 2013/12/01 [16:37]
박근혜정부가 출범한지 10개월째입니다. 임기 6분의1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대통령이 공약했던 국민대통합과 국민행복시대는 그 어디에서도 싹조차 찾아보기가 어렵습니다. 민주주의는 훼손되고 민생은 팍팍하고 미래는 불안하기만 합니다. 사회 모든 분야에서 편 가르기가 심화되고 분열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밖으로는 일본과 중국이 과거사를 부정하고 영토 넓히기에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지금 대한민국은 총체적 위기 상황입니다.
 
▲ 이용섭 의원  ©김상문 기자

누구의 책임입니까? 누구도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지만,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가장 큰 책임은 누가 뭐라고 해도 대통령에게 있습니다. 대통령은 국정의 최고책임자이고 이 사태의 많은 부분을 대통령이 자초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대한민국 역사에 또 한사람의 불행한 대통령이 탄생할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성공한 대통령이 될 기회는 아직 남아 있습니다. 여기 몇 가지 고언을 드리니 부디 국정운영의 기조와 생각을 바꿔주시기 바랍니다.
 
첫째, 오늘 저녁, 조용한 시간에 바로 내일이 임기를 마치고 청와대를 떠나시는  ‘2018년 2월 25일’이라 생각하시고 이임사를 써보실 것을 권합니다. 저는 장관과 청장 등 기관장에 취임할 때마다 항상 취임사를 쓰는 순간에 이임사를 생각했습니다. 사람은 떠날 때의 뒷 모습이 당당하고 아름다워야 합니다. 한 나라의 대통령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게 되면 취임하시던 날의 초심이 변하지 않고 국민을 주인으로 여기게 되며, 떠날 때 후회하는 일이 줄어들게 됩니다. 임기 5년, 금방 흘러가는 시간입니다. 역대 대통령의 경험에서 보았듯이 떠날 때 후회해 보아야 이미 때는 늦습니다. 
 
둘째, 대통령이 재임 중에 아버지 박정희전대통령의 역사를 미화하려 하지 마십시오. 스스로 성공한 대통령이 되어 역사가 아버지의 성과까지 재평가할 수 있는 길을 가십시오. 지금의 대한민국은 대통령이 과거사를 바꾸려 한다고 해서 바꿔지는 그런 나라가 아닙니다. 역사논쟁이 심화되면 대통령은 임기 중에 의미있는 일을 할 수가 없습니다. 비운의 가족사와 아버지 시대를 넘어서야 성공한 대통령이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통치’가 아니라 여야를 뛰어넘는 통 큰 ‘정치’를 해 주십시오. 지금처럼 정치는 멀리하고 통치만 가까이해서는 국민통합의 에너지를 모을 수 없습니다. 시대는 ‘통치자’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과 소통하는 ‘민주적 리더’를 원합니다. 행여 국민을 교육시키고 시민들의 버릇을 고치겠다는 생각은 하지 마십시오. 세상이 바뀌어도 엄청나게 바뀌었습니다. 
 
‘대통령 물러가라’는 얘기를 보약으로 받아들이십시오. 이런 얘기가 나오지 못하는 세상은 국민과 시대가 원하는 세상이 아닙니다. 그런 세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 선배들이 얼마나 많은 희생을 치러야 했습니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목소리가 다수의 국민들로부터 공감을 받지 못하도록 대통령이 ‘정치를 잘 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많은 국민들이 이 얘기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종북몰이’도 이제 그만하십시오. 죄없는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많은 분들의 가슴에 상처만 줄 뿐입니다. 지금 종북이라고 일컬어지는 대다수 분들이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건강한 시민들입니다. 천주교·개신교·불교·원불교 등 종교단체들의 시국선언은 시대를 밝히는 양심의 외침입니다. 힘 없는 백성들의 아우성을 용기있는 분들이 대신해 외쳐준 것입니다.
 
넷째, 야당을 국정운영의 파트너로 생각하십시오. 대통령과 여당의 힘만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다는 생각도 버리십시오. 박근혜대통령이 다시 대선에 나올 일도 없고 민주당도 박근혜대통령과 다시 대통령자리를 놓고 경쟁할 일도 없습니다. 대통령이 여야를 뛰어넘는 대통합의 정치를 하면 야당이 대통령을 공격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통령이 지금처럼 야당을 토벌해야 할 적군개념으로 보는 한 정국은 정상화될 수 없습니다. 메르켈 총리를 비롯한 역대 독일 총리들의 상생의 정치를 한 번쯤 되새겨 보기를 바랍니다.
 
박근혜대통령님!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지금 대통령의 생각이 바뀌지 않으면 오늘의 사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으로 발전할 수 있습니다. 대통령의 자존심보다 국민의 자존감이 더 중요합니다.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불편해야 국민이 편합니다. 긴 역사 속에서 보면 한 줌도 안 되는 권력에 집착하면 모두가 불행해집니다.
 
부디 떠날 때를 생각하십시오. 2018년 2월 25일, 국민 모두로부터 박수 받으면서 떠나는 최초의 대통령이 되어주기를 바랍니다.
 
*필자/이용섭. 민주당 의원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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