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마이웨이’ 스탠스는 현재진행형이다. 국정원 난마정국에 대한 오랜 침묵을 깨고 기존 정면 돌파의지를 거듭 드러낸 탓이다. 국가기관 대선개입의혹을 둘러싼 끊임없는 야권 공세에 대한 차단의도 역시 함의된 듯하다.
침묵을 깬 시점도 사뭇 묘하다. 10·30재보선에서 여당이 압승한데다 2일 서유럽순방 출국 직전에서다. ‘정치 불개입, 정쟁 비켜서기’의 기존 청와대 스탠스를 직접 파기하고 나선 건 왜 일까. 국정원 경색정국에 대한 정치적 부담이 배가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다.
특히 최근 여론지표에서 지지율 하락상이 지속 표출된 데다 입장표명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흐름을 무시할 경우 정치적 부담이 커질 것으로 판단한 형국이다. 무려 한 달여 만에 주재한 청와대수석비서관 회의석상에서 침묵을 깬 건 준비된 발언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그간 수석비서관회의를 통해 주요 현안 관련입장을 내놓았다. 서유럽순방 후 예정된 국회시정연설에서 그간의 장시간 침묵을 깰 것이란 당초 예상을 이번에 뒤엎었다. 실제 현 국정원 정국은 정치블랙홀로 작용하면서 상당히 녹록치 않다. 반사적 비판시각이 박 대통령과 청와대를 겨냥하고 있는 게 사실이어서 부담이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재보선 승리를 변곡점으로 나름 정국타개의 자신감을 득한 듯하다. 또 법적 문제와 정치공방이 혼재한 현 국면을 지속 방치할 경우 향후 정치적 부담만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듯하다. 지난 28일 정홍원 국무총리의 긴급대국민담화의 약발이 그다지 크지 못했던 것도 일조한 듯하다. 책임총리도 아닌데다 행정부를 관리하는 총리가 대통령 영역인 정치현안을 거론하면서 별반 설득력을 갖지 못한 탓이다. 박 대통령이 직접 나선 배경이다. 박 대통령의 거침없는 ‘2분 발언’ 내용은 기존 입장과 별반 차이가 없다. 다만 진상조사를 넘은 재발방지책 마련 등은 기존 대비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그러나 대통령의 직접사과를 요구하며 물러서지 않는 야당 측 입장과는 여전히 괴리가 있다. 박 대통령과 야당 간 ‘접점’이 여전히 묘연한 게 재확인된 셈이다. 현 국정원 경색정국의 출구 및 돌파구 마련이 요원한 대목이다. 이는 박 대통령의 “사법부 판단을 정치권이 미리 재단하고 정치적 의도로 끌고 가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언급대목에서 엿본다. 검찰수사와 재판이 진행 중인 국정원 사건에 대한 야당의 불공정 대선주장을 정면 비판한 격이다. “개인적으로 의혹 살 일을 하지 않았다”는 언급 경우 박 대통령의 현 정국에 대한 상황인식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이는 기존 입장의 연장선상이다. 지난 8월 수석비서관회의 석상언급(국정원으로부터 어떤 도움도 받지 않았다)과 지난 여야대표와의 국회3자회담에서의 언급(지난 정부에서 일어난 일에 사과하라는 건 무리)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결국 현재도 앞으로도 야당의 사과요구 등엔 결코 응할 수 없다는 강력의지를 재차 내비친 양태다. 박 대통령의 현 정국에 대한 ‘마이웨이’격 상황인식 및 기조는 서유럽순방 후 11월 중순께 예정된 국회시정연설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공산이 현재로선 크다. 야당이 재보선에서 완패하면서 국정원 투쟁동력을 일부 상실한데다 국민적 피로감 역시 동반되고 있기 때문이다.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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