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뉴스 박주연 기자= 고(故)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가 남긴 차명재산을 두고 장남 이맹희 씨와 삼남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벌인 상속 소송의 항소심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이맹희 씨는 삼성전자와 생명 등 그룹 핵심 계열사를 물려받은 이건희 회장의 단독 상속이 선친의 뜻과 다르다고 주장했고, 이건희 회장은 선친 유지대로 상속이 이뤄졌다고 맞섰다.
 

▲  삼성가 상송소속이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좌) 이맹희 씨, (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1일 서울고법 민사14부(윤준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두 번째 재판에서 이맹희 씨 측은 이병철 회장 사후 삼성그룹을 수습하는 역할을 한 ‘승지회(承志會)’의 실체를 거론하고 나섰다.
 
이맹희 씨 측은 변론에서 “선대회장은 임종 전 장녀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 막내 딸 이명희, 삼남 이건희 회장, 큰 며느리인 손복남 CJ그룹 고문, 소병해 전 비서실장 등 5인으로 구성된 승지회를 만들어 향후 삼성의 중요사안을 논의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대 회장은 승지회를 통해 이건희 회장의 일방적인 경영을 통제하려고 했다”며 “특히 소 전 실장을 참여시킨 것은 이건희 회장에 대한 신뢰가 절대적이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그룹의 중요한 경영판단에 대해 전문 경영인을 중심으로 주요 상속인들이 포함된 집단체제를 구성하고, 가족 구성원 중 일인의 일방적인 경영권 행사를 통제·조율하도록 하려는 선대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이라는 주장이다.
 
더불어 이맹희 씨 측은 선대회장 타계 당일 차기회장 추대 결정의 긴박했던 37분을 거론하며 “선대회장이 임종하자 불과 15분만에 회의를 시작해 22분 뒤 차기회장 추대를 마무리했다. 이같은 전격적인 차기회장 추대는 재계에 유례가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새로운 주장에 이건희 회장 측도 “승지회는 삼성그룹 경영권과는 무관한 것”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건희 회장 측은 “선대회장 생존 당시 인터뷰 및 호암자전과 이맹희씨 자서전만 봐도 고인의 유지는 명백하게 이건희 회장의 경영권 단독 승계”라면서 “승지회는 가족간 합심하고 협력하라는 의미”라고 일축했다.
 
또한 “자녀들 몫을 나눠 살길을 마련해주고 선대회장의 철학인 사업보국을 위해 삼성생명, 삼성전자는 하나로 묶어 이건희 회장에게 상속한 것”이라며 “승지회는 이건희 회장의 경영권 승계 전제 하에서 가족간 통합해서 위험을 막아보자는 의미이지만 몇 번 모임을 가지다 포기한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이날 소송에서 이맹희 씨 측은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변경 신청서를 내고 주식인도 청구 대상 주식 및 부당이득반환 대상 금액을 각각 확대했다.
 
항소 취지 변경에 따라 소송 가액은 기존 96억 원에서 14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맹희 씨 측은 항소취지는 향후 증거조사 및 법리공방을 통해 쟁점을 정리한 후 추가 확장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건희 회장 측은 “항소취지를 확장했으나 여전히 시험소송 및 항소권 남용 문제가 남아 있다”고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다음 변론기일까지 ▲이건희 회장이 상속 당시 점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하는 삼성생명 주권 발행 시점, ▲상속침해 시점과 방법에 대한 입장 차이에 대한 원고·피고 의견, ▲무상증자를 통한 주식취득에도 적절한 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피고 주장에 대한 원고 측 입장 등을 명확히 설명할 것을 요구했다.
 
한편, 다음 변론기일은 오는 11월 5일 오후 2시로, 양측은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그동안 준비서면에서 밝힌 내용을 구술 변론할 예정이다.
 
10037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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