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권력과 언론권력이 때 아닌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 사건을 최초로 터뜨린 것을 조선일보이고, 한겨레신문은 다른 논조를 이어가고 있다. 언론사 간의 진실공방이 이어진다. 의혹의 당사자가 일반 서민이 아니고 현직 검찰청장인지라 반격에 있어 검찰청이 동원되고, 그 배후 실세로 국정원이 지목되고, 청와대가 지켜본다는 등 등 권력 최정점에 있는 국가기관 이름이 연이어 나오고 있다. 의혹관련자 임모 여인은 사실이 아니라고 애절한 해명서를 냈다. 사실은 과연 무엇일까? 누가, 무엇을 위해, 현직 검찰총장을 쐈나? 무엇 때문에 이 사건이 사회이슈로 크게 부상해 있는 것일까? 궁금해지는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권력으로 볼 때 검찰총장이라는 자리는 사법부의 최정점에 해당한다. 그런데 검찰총장의 사실인지 아닌지 모를 혼외자식 논란이 정치권에 부상했다. 조선일보는 지난 9월6일자 “채동욱 검찰총장 혼외(婚外)아들 숨겼다” 제하의 기사를 통해 채동욱 검찰총장의 실명을 거론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이 신문은 1면에 실은 기사에서 “ 채동욱 검찰총장 채동욱(蔡東旭·54) 검찰총장이 10여년 간 한 여성과 혼외관계를 유지하면서, 이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들(11)을 얻은 사실을 숨겨 온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는 청와대의 채 총장 인선·검증 과정이나 지난 4월 초 국회의 인사 청문회 때는 전혀 거론되지 않았다. 채 총장의 아들은 지난 8월 31일 미국 뉴욕행 비행기를 타고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 총장은 청와대의 인사검증과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부인(55)과의 사이에 1녀(16)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본지 취재 결과 채 총장은 대검찰청 마약과장으로 근무하던 2002년 7월, Y(54)씨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낳았다. 채 총장과 Y씨 주변에는 채 총장이 부산지검 동부지청 부장검사로 근무하던 1999년 무렵 Y씨와 처음 만났다고 알려져 있다”고 보도했다. 위 내용은 조선일보 첫 보도의 주요 내용이다. 기사에 실명이 거론되어 폭발적인 내용을 담겨 있었다. 이 기사는 애초부터 몇 가지 결함을 안고 있었다. 기사 안 문장에 나오는 당사자들의 반론이 일체 담기지 않은 일방적인 기사였다. 그러나 막강한 권력을 쥔 권력실세인, 현직 검찰총장인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아들이라니, 조선일보의 기사는 더더욱 폭발력을 가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조선일보는 9월 9일자 2차 보도를 통해 “채동욱(蔡東旭·54) 검찰총장이 혼외(婚外) 관계로 얻은 아들 채모(11)군이 올해 7월 말까지 다닌 서울 시내 사립 초등학교의 기록에는 채군의 아버지 이름이 '채동욱'으로 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런 사실은 채군 학교의 여러 관계자가 본지에 증언하면서 밝혀졌다”고 전하면서 “채군은 2009년 이 학교에 입학해 올해 5학년 1학기를 마쳤고, 지난 8월 31일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났다. 한 학교 관계자는 "아이 전학(미국 유학) 서류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아버지 성(姓)하고 이름을 (기록에서 옮겨) 쓰다 보니, 검찰총장과 (성과 이름이) 같더라. 처음엔 '설마' 했는데…. 그 사실이 왜 (채 총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 때 안 드러났는지 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9월 11일자 사설에서 “일반 국민의 사생활은 철저하게 보호돼야 한다. 언론 역시 그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검찰총장은 사생활 보호 원칙을 내세워 자신에 대한 의혹 제기를 피할 수 있는 사인(私人)이 아니다. 국가의 수사권을 통해 수백만 공직자의 기강(紀綱) 문란과 이탈을 단죄하고 온 국민을 상대로 공권력을 행사하는 대한민국의 대표 공직자다. 그런 채 총장이 자신을 변호하는 기본 근거를 사생활 보호에서 찾는 것은 온당한 일이 아니다”며, 나무랐다. 그런데 이쯤해서 가장 궁금한 것은 “누가 채동욱 검찰총장을 흔들고 있는가?”하는 문제이다. 조선일보 같은 큰 일간신문이 국가의 사정기관인 검찰 수장의 사생활을 보도한다는 것 자체가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파괴력이 큰 기사인데 무엇을 노린, 사생활 보도였느냐는 것이다. 사실규명이 없이, 그 배후에 국정원이 있다는 정치인들의 주장도 있었다.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지난 9월 10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의 '혼외자식설'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과거에도 보면 국정원은 그러한 내용들을 많이 흘러냈다”고 말하고 “이번에도 그런 것을 하지 않았는가 의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제가 청와대 비서실장을 할 때도 보면 그러한 내용의 정보 보고를 (국정원이) 많이 했다”면서 “지금 언론에 보도된 자료를 보면 개인 출입기록이나 가족관계등록부 등 이런 일련의 서류들은 본인 아니면 발급 받을 수 없는 서류이고, 본인이 아니면 발급 받지 못하는 개인신상정보인데, 이걸 가질 수 있을 만한 기관이 어디겠느냐라고 할 때 국정원이 의심된다”고 덧붙였다. 사회자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정원을 건드리면 안된다. 검찰총장까지도 다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지적하자 “ 박 의원은 “그런 분위기는 정치권에 항상 있어왔는데 지금은 더 심한 것 같다. 왜냐하면 국정원이 현재 정치에 개입하고 있는 게 아니라 실질적으로 정치를 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피력했다. 이 사건은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의 논조대결로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이 사건을 터뜨린 이후 의혹을 계속 몰아가고 있다. 그런데 한겨레신문은 지난 9월 10일, 의혹선상에 오른 임모여인의 편지를 받은 이후 조선일보와 다른 논조를 유지해가고 있다. 한겨레신문은 9월 12일자 “‘혼외아들 의혹’ 흐름 변화 촉각” 제하의 기사에서 “채동욱(54)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의혹’과 관련 아이의 어머니라고 스스로 밝힌 여성의 편지(<한겨레> 11일치 2면)가 공개되면서 검찰 안에서는 의혹이 한풀 꺾였다는 평가가 많다. 검찰은 ‘이제 차분하게 가야 할 때’라면서도 사태가 어디로 흘러갈지 촉각을 세우고 있다. 검찰은 9월 11일에도 이어진 <조선일보> 보도에 일절 대응하지 않았다. 정정보도 청구를 했으니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얘기다. 검찰 관계자는 “사실무근이라는 의견을 여러 차례 밝혔고 관련 법 절차가 진행중이므로 공식 입장이 없다”고 말했다. 채 총장은 지난 9월 9일 조선일보사에 정정보도를 청구했고, 9월 12일까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언론중재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하거나, 이를 건너뛰고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법원에 제기할 수 있다. 검찰은 절차대로 일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라면서 “서울에 근무하는 한 검사는 '(편지 전문과 신문 보도를 보고) 상식적 수준에서 판단했다. 주변에서도 납득을 하고 마음을 놓는 분위기다. 다들 법률가들인데, 집단지성이 있다'고 말했다. 아이의 어머니라고 밝힌 여성의 편지가 공개되면서 상황이 채 총장한테 유리하게 되지 않겠느냐는 견해다. 다른 검사는 '최근 일련의 보도는 어떤 증거를 내놓아도 믿지 않던 ‘타진요’(타블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를 보는 것 같다. ‘빨갱이’라고 지목한 뒤 ‘빨갱이가 아닌 걸 밝히라’고 하는 식'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하지만 ‘이제는 차분히 지켜볼 때’라는 데는 대다수가 동의했다. 한 부장검사는 '나올 이야기는 다 나온 것 같고, 검찰도 할 수 있는 걸 다 했다. 이제는 결과를 기다려야 할 때'라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조속한 진실규명을 위해 언론중재위 조정을 건너뛰고 곧장 정정보도 청구 소송을 제기하는 게 나을 것 같다. 서두르면 올해 안에 1차 결론이 날 것'이라고 내다봤다”고 덧쓰고 있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조선일보의 보도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하고 있었을까? 당사자로서 이 내용을 보도한 조선일보에 사실이 아니라고 반론보도를 요청했다고 한다. 의혹 당사자가 된 채 검찰총장은 지난 9월 10일 “공직자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고 단언하며, 의혹과 무관하다는 데 선을 그었다. 채 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대검청사에서 열린 주례 간부회의 석상에서 나왔다. 그는 이 자리에서 “최근 보도는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단언하고 “공직자로서 한 사람의 가장으로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해당 언론사가 이른 시일 내에 정정보도를 하지 않으면 추가 조치도 검토할 것”이라고 첨언했다. 그는 조선일보의 보도로인한 악성여론을 대비해서인지 “잘못된 일은 반드시 바로 잡힐 것”이라면서 “저는 오직 업무에만 전념할 것이니 검찰 구성원들도 일체의 흔들림 없이 국민만 바라보며 임무를 빈틈없이 수행하기 바란다”고 요망했다. 채동욱 검찰총장의 사생활 관련, 신문보도를 둘러싼 사실과 진실은 과연 무엇일까? 진실은정치가 죽고 의혹이 난무하고 있다는 것이다. 채 검찰총장의 사생활 의혹이 세상에 알려져 국가가 얻을 이익은 과연 무엇일까? 필자의 견해로는, 이 논란은 전 청와대 대변인인 윤창중 성희롱사건과 비슷한 류의 사건으로 “하류국가” 이미지만 덧칠했다고 본다. moonilsuk@korea.com *******검찰총장 혼외아들 의혹/임모여인이 일간지에 보낸 편지<전문> “제 아이는 검찰총장과 아무런 관계없는 아이” 조선일보에 의해 혼외아들의 어머니로 지목된 여인(임모 54)은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에 장문의 편지를 보냈다. 그녀는 이 편지에서 “먼저 밝힐 것은 제 아이는 현재 검찰총장인 채동욱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아이라는 것입니다”고 전제하고 “저는 지금도 밝힐 수 없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떤 분의 아이를 낳게 되었고, 그래서 아버지 없이 제 아이로만 출생신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커서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을 때 아버지를 채동욱씨로 한 것뿐입니다”고 강조했다. 두 신문은 이 편지 원문을 전문 공개했다. 다음은 전문(全文)이며, 독자의 알권리 차원에서 전문을 전재한다. 저는 2013. 9. 6일 조선일보에서 채동욱 검찰총장이 10여년간 혼외 관계를 유지하면서 11세 된 아들을 숨겨온 당사자로 지목된 Y씨며 임○○이라고 합니다. 저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된 일이지만, 이와 관련된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이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주는 일까지 벌어지게 되어 부득이 이 일을 사실과 함께 해명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먼저 밝힐 것은 제 아이는 현재 검찰총장인 채동욱*씨와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아이라는 것입니다. 제가 생계를 위해 부산에서부터 주점을 운영하다가, 이후 서울로 자리를 옮긴 후에도 음식점, 주점 등을 운영한 것은 사실이고, 채동욱씨를 부산에서 장사할 때 손님으로 알게 된 후 서울에서 사업을 할 때도 제가 청하여 여러 번 뵙게 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가게를 운영하는 사장과 지인으로 가게를 잠깐씩 들르는 손님으로서의 관계일 뿐 다른 어떤 관계도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제가 아는 그분은 점잖고 예의 바른 분으로 부하들이 잘 따르고 꺼림이 없이 호방하여 존경할 만한 분이었습니다. 술파는 가게에서 통상 있듯이 무리한 요구를 한다거나 하는 일은 단 한 번도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밝힐 수 없는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떤 분의 아이를 낳게 되었고, 그래서 아버지 없이 제 아이로만 출생신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가 커서 초등학교에 다니게 되었을 때 아버지를 채동욱씨로 한 것뿐입니다. 한국에서 미혼모가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아이가 겪을 어려움과 주변의 안목을 생각하면 더욱더 그렇습니다. 그래서 채동욱씨와 같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그리고 제가 가게를 하면서 주변으로부터의 보호, 가게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무시받지 않으려는 마음 때문에 그 이름을 함부로 빌려 썼고 그리고 그렇게 하다보니 식구들에게조차도 다른 추궁을 받지 않기 위해 사실인 것처럼 얘기해 온 것이 이제 와서 이렇게 큰일이 될 줄은 정말 몰랐던 것입니다. 아이의 아버지는 채모씨는 맞으나 아버지가 누구인지 말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생각이 없이 저 혼자 키우려고 합니다. 그러나 학적부 기재가 그렇게 된 이유로 말이 퍼져 채동욱 검사가 아버지 아니냐고 여러 번 놀림을 받았다고 합니다. 제 잘못이지만 나중엔 돌이킬 수가 없는 일이 되고 만 것입니다. 검찰총장인 채동욱씨는 저하고는 연락이 닿은 지도 수년이 지났고, 더구나 아무 관계가 없으므로 어떤 경제적 도움도 받은 적도 전혀 없습니다. 만일 아이의 아버지가 그분이라면 저는 아이를 제 힘으로 키우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양육비나 경제적인 도움을 청했을 것입니다. 또한 그분은 늘 후배 검사들과 함께 오곤 했는데 제 아이의 아버지가 그분이라면 그런 모임을 제가 일하는 가게에서 하리라고는 남의 눈이나 말을 피하기 위해서도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주 수요일(※목요일이 맞음) 갑자기 조선일보 기자분이 찾아와서 총장님 일로 찾아왔다고 들었고, 두렵고 혼란스러워서 잠적을 했습니다만 이 모든 것은 제 불찰로 일어난 것임을 이렇게 분명히 밝힙니다. 현재 제 바람은 어려움 속에 혼자서 키운 제 아이가 충격받거나 피해 당하지 않고 남들처럼 잘 커가는 것 말고는 없습니다. 조용하게 살고 싶다는 소망밖에는 없습니다. -59○○○○-2○○○○○○ 임○○(지장).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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