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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과도 이의제기는 국민들 보기에도..

<칼럼 투데이스케치> 민주통합당 경선 선두 후보 측의 아전인수(我田引水)

정라곤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2/09/07 [14:03]

민주, 과도 이의제기는 국민들 보기에도..

<칼럼 투데이스케치> 민주통합당 경선 선두 후보 측의 아전인수(我田引水)

정라곤 칼럼니스트 | 입력 : 2012/09/07 [14:03]
새누리당 공보위원이 유력 대선후보자로 거론되는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해 출마포기를 종용한 전화로 시끄러운 가운데, ‘안철수 현상’이라는 신조어가 나온 지가 꼭 1년이 된다. 지난해 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그간에 쌓인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깊어지자 정당에 소속하지 않고 참신한 제3세력을 선호하려는 젊은 층에서부터 안철수 현상이 생겨났던 것이다. 그러나 이는 엄격히 말해 정당정치를 부정하는 계기로 한국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 정라곤     ©브레이크뉴스
정당정치에 어긋나는 무당파 제3세력의 선택은 대의민주주의를 표방하는 국내 정치를 후퇴케 하는 불안한 요소임에도 국민들 사이에서 더 확산되는 것은 기현상이다. 이는 세계의 34개국을 대상으로 한 ‘2010∼2012년 세계가치관 조사’에서 뚜렷이 나타나고 있는바, 설문조사에서 한국인들의 ‘국회를 불신한다’가 73.4%로서 가장 높게 나왔다고 한다. 이를 보아도 우리 국민들은 의회, 정당 중심의 민주주의에 대하여 세계에서 가장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증명되었는바 정치권에서는 깊이 깨달고 반성할 일이다.
 
오늘날 민주주의는 대의(代議) 민주주의로써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정당민주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로 헌법과 정당법에서 명시하고 있는 것처럼 정당이 정치세력의 중심이며, 그 근저에는 국민의 이익을 위한 정당활동이 깔려있다. 그럼에도 많은 국민들이 무당적을 선호함으로써 정당민주주의를 배척하는 것처럼 비춰지는 것은 그간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의 잘못도 크지만, 정당민주정치가 제대로 뿌리내리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각설하고, 대통령선거가 성큼 다가오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 있는 제18대 대통령예비후보자 명부를 보니 9명이 등재되어 있다. 새누리당 3인, 민주통합당 4인, 무소속 2인인데, 새누리당에서 공직적인 후보로 선출된 박근혜 전 비대위원장 이외에도 두 사람은 아직까지 등재되어 있고, 민주통합당에서는 현재 경선을 하고 있는 네 사람이 등록되어있다.
 
새누리당 경선은 모두 끝났지만 민주통합당에서는 아직도 진행형이다. 야당의 경선 선거인단 수가 100만명이 조금 넘고 약 30% 진척된 가운데, 일부 후보자들은 경선 운영 과정에서 불거진 문제점에 대해 강하게 지적하고 있다. 경선룰이야 정당이 규정에 따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이니까 현 실정에 맞고 합리적으로 정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함에도 연일 공정성 시비가 끝나지 않는다는 것은 무언가 문제가 있음을 보여준다.
 
민주통합당 경선에서 현재 선두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 측이 손학규·김두관 후보의 연이은 모바일투표 의혹 제기에 불만을 드러내며 여론 악화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다고 주장한다. "공정한 경쟁의 룰 속에서 합리적으로 이뤄지는 것에 대해 과도한 이의제기를 하는 것은 국민들께서 보기가 안 좋으셨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고 내뱉는다.
 
여기에서 문재인 후보 측의 주장에 대해 손학규·김두관 후보가 제기한 의혹이 공정한 경쟁의 룰 속에서 합리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아닌지를 살펴봐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방 후보 흠집내기다. 문 후보 측 말마따나 공정성이 보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과도하게 이의를 달고 있는 것인지, 여부와 전반적인 상황을 이왕이면 유권자인 국민들이 알아서 나쁠 것은 없다. 제1야당의 대선후보를 결정하는 경선룰 자체에 문제가 있고 운영도 불공정하다면 국민신뢰는 뻔한 것이 아닌가. 
 
민주통합당 선거인단 중 모바일 투표자 92%를 점한다. 그러다보니 조직화된 마니아에 의해 왜곡 될 수 있고 당원들의 존재감을 떨어뜨리며 투표율이 반밖에 되지 않는 기이한 현상이 일어난다. 이론적으로나 사실적으로 볼 때에 국민경선제가 정당민주주의의 본질을 훼손한다는 측면을 간과할 수 없다. 그러함에도 현재 경선 1위를 달리는 문 후보 측에서 이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측에 반박하면서 “과도한 이의 제기는 국민 보기에도 안 좋다”는 식의 주장을 하고 있다. 얼렁뚱땅 넘어가자는 이야기이기도 한데, 이것이야말로 국민들 앞에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다.
 
아무리 당 지도부가 결정했더라도 경선 룰과 선거진행과정에서 문제점이 나타난다면 개선해야 하는 게 옳다. 오해될 부분이 있다면 잘 이해시켜야 하고, 잘못된 점이 나왔다면 고치면 될 것이다. 이를 보다 못한 당내 의원들이 오죽 답답했으면 들고 일어 나서서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하였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도부나 문 후보 측에서 일방통행으로 변명하고, 후보를 윽박지르듯 하는 것은 당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런 맥락에서 본다면 현재까지 경선 선두를 달리는 후보측의 주장은 누워서 침 뱉기 하거나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rgjeong@naver.com
 
*필자/정라곤. 시인·칼럼니스트.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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