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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신뢰·청렴’ 사라진 금융권의 막장 ‘모럴 해저드’

김광호 기자 | 기사입력 2013/08/14 [14:03]

[기자수첩]‘신뢰·청렴’ 사라진 금융권의 막장 ‘모럴 해저드’

김광호 기자 | 입력 : 2013/08/14 [14:03]
브레이크뉴스 김광호 기자= 금융권의 도덕성이 갈수록 바닥으로 떨어지고 있다.

업종 특성상 ‘신뢰와 청렴도’가 각별히 요구되고 있지만, 일부 금융사들의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는 마치 막장으로까지 치닫고 있는 듯하다. 박근혜 대통령이 “금융권의 모럴 해저드 더 이상 반복 안 된다”라고 엄포를 놓을 정도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올해 들어 각종 비리와 규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금융사 임직원은 이미 350명이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재를 받은 임직원 가운데 임원은 40명, 직원은 312명에 달한다. 기관 자체에 대한 징계도 전년대비 늘었다. 7곳의 금융회사가 기관경고를 받았고 10곳은 기관주의 조치를 받았다.

적발된 비리의 면면을 살펴보면 금융사들의 도덕적 해이는 그야말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고객이 맡긴 소중한 돈을 마음대로 빼내 주식투자 등에 쓰는가 하면 고객의 개인정보를 몰래 들여다보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고객의 입장에서는 ‘고양이에 생선을 맡긴 꼴’이 된 셈이다.

더욱 큰 문제는 이 같은 금융권의 모럴 해저드가 최근에는 모범을 보여야 할 대형 금융지주사들에서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얼마 전에는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삼성카드 등 내로라하는 카드사들이 사망자 명의로 카드를 발급한 사실이 적발됐다.

세 곳 중 가장 많은 사례가 적발된 곳은 신한금융지주 계열사인 신한카드로, 신한금융 계열사의 사망자 명의를 이용한 편법 행위는 이뿐만이 아니다.

이보다 앞서 신한은행은 사망자들의 대출금을 기한 연장해줬다가 금융당국에 적발된 바 있다.

또한 단골 메뉴인 고객의 개인정보를 무단조회하거나, 보험단체 계약을 대가로 보험사에 자사 직원의 연수 경비를 떠넘기는가 하면, 심지어 ‘사내불륜’으로 직원이 징계를 받은 사실까지 드러났다.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서 윤리적 명성을 그룹의 핵심 자산으로 소중히 여긴다’는 신한금융 및 서진원 신한은행장의 윤리경영이 무색해지는 대목이다.

이외에도 지난달 말에는 하나금융지주 계열사인 하나대투증권에서 금융사고가 발생해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섰으며, 올해 6월에는 이른바 ‘100억원 변조수표 사기사건’에 국민은행 직원이 연루된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기도 했다.

▲브레이크뉴스 김광호 기자
이처럼 금융권에서 각종 비리와 금융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금융사들은 하나같이 “향후에도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적인 교육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한다.

그러나 꾸준히 반복되는 모럴 해저드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이들의 외침은 그저 공염불에 그치고 있는 모습이다.

‘돈’을 만지고 다룬다는 특성상 기관은 물론 직원들까지도 ‘신뢰’와 ‘청렴’이 무엇보다 강조되는 금융권에서의 모럴 해저드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전가되고, 이는 곧 부메랑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깊게 새기길 바랄 뿐이다.

kkh679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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