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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의 눈, 안철수의 신당은 왜 필요한가?

여야 독과점 정치의 폐해를 바로잡는 것이 새정치다!

이재관 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13/08/19 [11:40]

태풍의 눈, 안철수의 신당은 왜 필요한가?

여야 독과점 정치의 폐해를 바로잡는 것이 새정치다!

이재관 칼럼니스트 | 입력 : 2013/08/19 [11:40]
국민이 불러 낸 대통령 후보! 대한민국 역사상 그런 정치인이 있었던가? 정치인이 너나 나나 나서서 “저를 지지해 주세요!”하면서 애걸복걸하는 장면은 많이 봤어도, 국민들이 “안철수 나와라!” 한 목소리로 외쳐서 정치인 아닌 한 자연인을 정치의 장에 불러 낸 일은 역사상 초유의 일이다.

이를 안철수 현상이라고 하는데, 이는 우리 국민이 그만큼 정치적으로 많이 발전했다는 것을 나타내기도 하고, 우리 정치가 그만큼 많은 문제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일이기도 하다.

▲ 이재관     ©브레이크뉴스
그럼 안철수 현상을 불러온 우리 정치의 문제점은 무얼까? 무엇보다 영남 새누리당, 호남 민주당으로 지칭되는 양당제의 폐해가 크다. 원래 영남은 보수, 호남은 진보라는 이분법은 존재하지 않았다. 김영삼 전 대통령이 3당 야합을 하면서 자기를 지지하던 그 당시의 영남 진보인사들을 모조리 보수 색깔인 민주자유당(뒤의 신한국당)으로 데리고 간 뒤부터, 영남은 보수의 아성으로 탈바꿈하였다.

김재규에 의한 박정희 시해를 촉발한 부마사태는 부산, 마산에서 일어난 대규모의 반독재운동이었으며, 대구 또한 전통적으로 야성이 강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김영삼의 3당 야합 이후 영남권에 야권의 맥이 끊어져, 그 지역 정치 지망생들은 어쩔 수없이 새누리당의 전신이었던, 신한국당, 한나라당의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었다. 3당 야합의 부당성을 들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이기택, 이철, 김정길씨 등이 꼬마 민주당을 창당했다가 다시 김대중 전 대통령과 합쳤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원래 진보계열이었던 김영삼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가야 한다”면서 3당 야합을 했지만, 작금의 상황을 살펴보면 김영삼과 그 졸개들은 호랑이에 잡혀서 철저히 세뇌된 결과, 박정희의 딸인 박근혜의 시종노릇으로 만족하고 있어서, 양심 국민들로 하여금 참담함을 금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이제 3당야합의 후신인 새누리당에는 김영삼의 개혁진보 정신은 사라지고, 김영삼이 목숨을 걸고 무너뜨리려 했던 박정희의 유신독재의 망령들만 횡행하고 있다.

그리하여 김대중 민주당은 진보세력을 대표하고 있고, 김영삼 신한국당은 박정희 새누리당으로 바뀌어 보수세력을 대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호남을 대표하는 민주당, 영남을 대표하는 새누리당은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진보와 보수, 호남과 영남, 통일세력과 분단세력, 중산층, 서민세력과 부자 기득권 세력으로 양분하여 정치 기득권 세력을 형성하면서 독과점 정치를 하고 있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     ©김상문 기자
그 결과, 양당의 공천을 받지 못하는 양심 정치 지망생들은 뜻이 있어도 그 뜻을 펴지 못하고, 지방에서나 중앙에서나 정치권력에 줄을 잘선 기회주의자들만이 득실대게 되었으니 우리의 정치는 답보, 혹은 퇴보만을 거듭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제수를 성폭행한 자, 박사 논문을 복사한 자, 공천장사하면서 정치자금을 착복한 자, 학력을 위조하고, 경력을 속인 자, 독재에 부역한 자, 부정, 부패를 행한 자들을 공천하여, 전혀 국민의 대표될 자격 없는 이들을 국회의원에 당선시켜서 국민들을 분노하게 하고 있다.


민주당도 다르지 않다. 당선 유력지역인 호남, 서울, 경기, 인천에서 당선 가능성과 인물의 청렴성, 개혁성은 전혀 고려치 않고, 자기 계파소속 후보들을 갖은 편법을 써서 공천함으로써 결국 현재의 여대야소 국면을 자초했으며, 나아가서 대선패배의 빌미를 제공하였다. 양당 독과점 정치가 가져온 가장 큰 폐해이다.

여야가 국민의 눈을 두려워하지 않고 이처럼 파행 공천을 한 것은 ‘해당 지역에서 어떤 흠결 있는 후보를 공천하더라도 자당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독과점 정치로 왜곡된 현 정치질서를 바로 잡지 않고서는 결코 유능하고, 양심적인 정치인의 정계 진출은 힘들 수밖에 없다. 특히 호남에서는 민주당 후보가, 영남에서는 새누리당 후보가 당연히 당선되는 현 상황은 그 지역에서 유망한 정치인들의 정계진출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각 지역의 정치 실세들이 그 지역의 모든 정치행위를 좌지우지함으로써, 호남에서는 민주당 독재가, 영남에서는 새누리당 독재가 행해지고 있다.

이런 독과점, 기득권 정치상황에서 호남에서는 민주당 후보와 경쟁하고, 영남에서는 새누리당 후보와 경쟁할 수 있는 제3당의 출현이 역사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제3당의 출현은 그 자체로 한국 정치에 새정치 바람을 일으킬 것이다. 이제까지 여야의 국회의원들은 그들만의 리그를 형성하며 국민 위에 군림해왔다. 이는 국민이 선택할 제3당이 없기 때문에 아무리 싫어도 ’울며 겨자 먹기‘ 로 여나 야를 지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비롯되었다. 선거 때는 표를 달라면서 큰길에서 큰절도 마다 않던 자들이 일단 뱃지만 달며 국민을 종처럼 생각했다. 보좌관, 비서관들조차도 마치 마름처럼 국민들을 무시하기 일쑤였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기도 하지만, 지역주민들이 자기들의 권익을 대표해 달라고 뽑아놓은 주민의 대표이기도 하다. 주민의 머슴역할을 해달라고 뽑아놓은 자들이 주민 위에 군림하는 봉건적 관료주의 현상은 사라져야 한다.

제3당이 출현하면 그러한 현상은 점차 사라질 것이다. 안철수 의원은 영입할 인재의 조건으로 ‘사익보다 공익을 앞세우는 사람일 것’을 우선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그런 사람은 많지 않다. 겉으로는 그리 보일지라도 속으로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태반이다. 하지만 그런 분들은 분명히 있다. 사회 곳곳에 숨어서 눈에 띄지 않는 가운데 선행을 쌓고 있다. 그런 분들이 정치 전면에 나설 때만이 비로소 ‘약자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정치, 국민을 섬기는 정치, 생계형 자살을 극소화 하는 정치’, 바로 <새정치>가 시작된다.

혹자는 제3당의 출현이 야권 지지 세력을 분열시켜 새누리당에만 어부지리를 얻게 해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제3당을 트로이의 목마, 혹은 야권 분열 세력이라고 폄하한다. 하지만 그것은 아주 단순한 생각이고, 3당 출현으로 오히려 새누리당을 더욱 더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다.

안철수 신당 지지자들의 성향을 살펴보면, 민주당 지지자들, 새누리당 지지자들, 무당파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민주당 지지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데, 그들은 그 동안 민주당의 패거리 정치, 민생을 챙기지 않는 정치에 극도의 혐오감을 갖게 되어, 현재 민주당 지지자들이면서도 미래의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고 있다.

안철수가 대통령 후보를 사퇴하자, ‘구 열린우리당, 참여정부의 핵심이었던 문재인은 도저히 찍을 수 없다’면서 끝내 박근혜 후보를 지지한 사람들도 있는데, 이중에는 박근혜 지지를 선언하면서 새누리당으로 간 한광옥, 이경재 등이 속했던 구 민주당 지지자들이 많다.

이들 외에도 패거리 정치 세력이 당권을 잡고 치뤘던 각종 선거에서 편파 공천으로 피눈물을 흘렸던 많은 정치지망생들과 그 지지자들이 안철수 지지자들이며, 그들 또한 패거리 세력이 후보로 내세운 문재인 보다 박근혜를 더 많이 찍은 경향이 있었다.

여기에 새누리당 지지자들조차 안철수 신당을 지지하고 있다. 태생적인 한계 때문에 호남 민주당을 찍을 수는 없고, 어쩔 수없이 보수당인 영남 새누리당을 찍을 수밖에 없었던 영남의 양심 진보성향 세력들, 보수 성향을 갖고 있지만, 국민을 안중에도 두지 않고 온갖 부정부패를 행하면서, 부자, 기득권층만을 위한 정책으로 일관하는 새누리당의 전횡에 실망한 전국의 합리적 보수주의자들, 새누리당의 돈 공천, 계파공천의 희생자들인 정치지망생들과 그 지지자들이 바로 그들이다.

민주당도 싫고, 새누리당도 싫다는 중도적인 지지자들도 있다. 이들은 여야가 민생에 치중하지 않고 싸우는 정치에만 몰두하는데 대해서 새로운 정치세력의 출현을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든 민주당이든, 안철수 신당이든, ‘정치하는 놈들은 똑같다’면서 정치세력을 싸잡아 비판하며, 정치를 불신하는 무당파도 있다. 이들 중 일부는 대선에 투표한 유동층도 있고, 항상 투표에 불참하는 무시해도 좋을 정치적 방관자들도 있다. 만약에 새정치를 제대로만 한다면, 안철수 신당이 바로 이 유동층을 끌어 들일 수 있는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다고 본다.

이처럼 광범위한 지지층을 갖고 있는 제3신당은 그 정치적 이념 선정에서 극히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최장집 교수의 진보적 자유주의(=자유주의 노선을 견지하되, 무한정의 자유주의 밑에서는 반드시 피해자가 나올 수밖에 없으니 정부가 일정 정도 자유를 규제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자는 주장)가 이론에서는 나무랄 데 없으나 어떤 이념을 모토로 내걸면 그 반대이념의 공격을 받아 이념논쟁에 휘말릴 수 있다.

현재 세계는 탈이념, 민생 복지국가 시대로 가고 있으므로, 제3신당이 구태여 어떤 이념을 주창하여, 스스로 이념논쟁을 불러들일 필요가 없다. 그런 의미에서 진보적 자유주의와 정당 민주주의를 안철수 신당에서 구현하려 했던 최장집 교수의 시도는 지나친 욕심이었으며, 바로 그 때문에 안철수와 최장집의 결별은 너무나 당연하고, 결별이 빨라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된다.

안철수의 지지층은 이처럼 민주당 지지자들, 새누리당 지지자들, 정치적 무관심층을 포괄하고 있다. 진보와 중도, 보수를 망라하고 있다. 호남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으면서, 영남에서도 경쟁력을 갖고 있다. 호남에선 민주당과 영남에선 새누리당과 ‘어느 당의 후보가 더 뛰어났는가?’를 두고 경쟁할 수 있다. 그 밖의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도 후보를 낼 수가 있다.

만약 민주당이 소아를 버리고 대아를 추구한다면,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 새누리당을 무너뜨리고 싶다면,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안철수 제3신당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를 놓고 예비선거를 치룰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하면 민주당은 취약점인 영남 지지자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게 되고, 안철수 신당은 민주당 지지자들과 그 조직의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이처럼 합종연횡한다면, 다가올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 야권의 승리는 확실할 것이며, 결국 시대착오적인 정당, 새누리당은 머지않은 장래에 그 정치적 수명을 다하게 될 것이다.

결국 대한민국 정치지형은 영남수구 보수당, 합리적 중도보수당, 합리적 중도진보당, 진보당, 급진 진보당 등으로 재편될 것이다. 따라서 안철수 제3신당을 창당하더라도, 민주당과의 합당을 전제하는 창당이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지형을 재편할 목적의 창당이어야 한다!

문제는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의 구성원들이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기 위해, 얼마나 마음을 비울 수 있느냐’에 있다. 김한길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 그리고 당원들은 온갖 비리와 부조리의 소굴인 새누리당을 누르고, 새로운 나라, 새로운 정치지형을 설계하자는 안철수 신당의 대의명분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것이다.

민주당이 채우지 못한 부분을 안철수 신당이 채우고, 민주당과 함께 새누리당에 대적한다는 시나리오는 매력적이지만, 양당이 사욕에 집착한다면 오히려 야권이 분열하여 새누리당에 어부지리를 안겨주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그들 하기 나름’인 것이다!

안철수 신당은 언젠가 출현한다. 그 시점이 언제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 신당에 어떤 인물들을 담느냐가 훨씬 더 중요하다. 신당 그릇 속에 알찬 인재들을 담지도 못한 채 졸속 창당하거나, 여야에서 떨어져 나온 구정치의 찌꺼기들만 담아서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을 받는다면, 신당의 인기하락과 함께 안철수도 문국현처럼 정치권에서 명맥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다.

정식으로 신당을 출현시키기 전까지 정치적 결사체와 같은 의미의 준 정당 체제를 갖춰야 한다. 누가 그 역할을 할 것인가? 안철수의 가장 큰 숙제는 안철수호를 조직해 지휘할 주나라의 강태공, 한나라의 한신 대장군과 같은 인재를 만나는 일이다!

안철수 신당의 출현을 목마르게 기다리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 아직 창당되지도 않은 안철수 제3신당의 지지율은 민주당 보다 훨씬 더 높은 22~25%를 기록하고 있다. 실제 창당이 된다면 창당의 열기와 함께 지지율은 훌쩍 뛰어 올라, 새누리당을 위협할 것이다.

하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순간, 그 지지율은 폭락하고 말 것이다. 신당 창당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윤여준이 “신당 창당의 적기는 이미 지났다”고 했는데, 모사꾼의 말을 그대로 믿을 바보는 없다. ‘빨리 창당해서 빨리 망하시라!’는 요설이다!

*필자/이재관. 칼럼니스트. 함께 살아가는 중프라이즈 (www.joongprise.com 복지세상 @jk0027 배상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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