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민주당이 동네북이다. 요즘은 민주당을 아무리 비난해도 그것 틀렸다고 말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그러면 민주당은 왜 이렇게 되었을까? 도대체 무엇을 잘못하고 있을까? 우선 대선 이후 대여투쟁의 첫 단추를 잘못 끼웠다. 국정원 댓글사건은 사법당국의 조치에 맡기고 민주당은 민주당의 정체성 확립에 몰두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인사파탄 등을 공격했어야 했다. 그런데 느닷없이 국정원 댓글사건에 매달려 국회의 국정조사까지 벌이게 되었다. 만약에 박근혜 정부의 안하무인(眼下無人)식 실책이 없이 국정원 댓글사건만을 놓고 국정조사를 벌였다면 민주당은 황당한 처지에 놓였을 것이다. 그러니 민주당이 국정원 댓글사건에 매달린 것은 첫 번째 헛발질이 아닐 수 없다.
남재준 국정원장의 정상회담 대화록 공개와 이 대화록을 공개하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고 발언한 것은 그야말로 국기를 문란하는 행위이자 북한을 이롭게 한 이적행위였다. 그래서 제1 야당의 대표인 김한길 대표는 즉각 이렇게 대응했어야 한다. ‘남재준 원장의 남북대화록 공개와 NLL 관련 발언은 국기문란이요 이적행위인 바, 박근혜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만약 남 원장 단독으로 이런 행위를 했다면 박 대통령은 남 원장을 즉각 파면해야 하고, 박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이런 행위를 했다면 박 대통령이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한다. 어떤 경우에도 박 대통령은 남재준 원장을 해임하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 만약 이 요구가 1주일 안에 관철되지 않을 경우 나는 제1 야당 대표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표직을 사퇴하겠다’라고 밝혔어야 한다. 김한길 대표가 이렇게 하지 못하고 국정조사에나 매달린 것은 민주당의 가장 큰 헛발질이 아닐 수 없다. 다음으로 이왕 국정조사를 하기로 했으면 NLL관련 발언을 대통령 선거에 이용한 정문헌 의원과 김무성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 원세훈 씨와 김용판 씨를 불러다놓고 댓글사건을 아무리 따져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부담이 될 일은 지극히 적다. 댓글사건에 박근혜 씨가 관련되지 않았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아는 일이고 또 그 댓글 때문에 박근혜 후보가 당선된 것이 아니라는 것도 세상이 다 안다. 그것 따져서 무엇 하겠는가? 그러나 정문헌 의원과 김무성 의원의 NLL관련 발언은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중대한 타격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이야말로 국정원이 대선에 개입한 명백한 증거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선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 사건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도대체 국정원에 보관되어 있는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몰래 빼내(국정원이 내주었더라도 몰래 빼낸 것이다) 대통령선거에 이용한 것, 그리고 여당 후보 쪽이 이렇게 하도록 국정원이 협조한 것, 이것은 그야말로 국기문란행위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행위를 한 사람을 증인으로 불러내 조사하지 못하는 국정조사를 왜 하려는가? 한마디로 김무성 의원을 증인으로 채택하지 못하는 국정조사는 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정략의 관점에서도 김무성 의원을 증인으로 불러내야 하는 터에, 그렇게 하지 않는 것은 여야의 ‘야합’이 있었기 때문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여야 간의 야합이 있지 않고서는 야당이 이렇게나 무기력할 수가 없을 것이니 말이다. 장외집회로 나간 것도 헛발질일 뿐이다. 장외집회를 하게 될 때는 명분과 요구가 분명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실컷 헛발질을 하다가 느닷없이 장외집회로 나간 것이니 국민 일반의 호응이 있을 리 없다. 여야 영수회담도 마찬가지다. 애당초 국정원이 대화록을 무단으로 공개했을 때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강하게 물으면서 여야영수회담을 요구했어야 한다. 그런데도 그렇게 하지 않고 국정조사를 한다고 거기에 매달려 있다가 증인문제가 잘 풀리지 않으니 영수회담을 제안했는데, 이것은 청와대가 ‘국회에서 하는 일에 청와대가 나설 일은 아니다’는 논리로 영수회담을 거부할 명분을 제공했던 것이다. 그러다가 2자회담이냐, 3자회담이냐, 5자회담이냐로 논란하고 있는데, 이것도 민주당에서 처음부터 2자회담이나 3자회담으로 못 박지 못한 결과다. 또 김기춘 씨를 대통령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데 대해서도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그 임명을 철회하라고까지 요구했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기는커녕 즉각 ‘인준’하고 말았다. 김기춘 씨가 비서실장으로 임명되자마자 야당 대표를 예방한답시고 김한길 대표에게 왔을 때 그와 만나 ‘덕담’이나 나누고 만 것은 그를 비서실장으로 임명한 데 대한 인준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기춘 씨의 예방을 거부했어야 한다. 거부의 명분이 궁색했다면 일단 다른 일을 핑계대서라도 거부해놓고 보았어야 한다. 임명 직후가 아니고 하루만 지났더라도 김기춘 비서실장은 김한길 대표를 만날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되었을 것이니 말이다. 야당이 제대로 해야 여당 내지 대통령도 제대로 할 수 있다. 강한 야당이 있어야 국정운영이 제대로 되는 법인데, 야당이 이렇게나 허약하니 국정운영 또한 잘 될 턱이 없다. 시국은 엄정한데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니 걱정이다. http://www.weldom.or.kr *장기표. 정당인. 칼럼니스트. 원본 기사 보기: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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