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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입맛대로 유통법 개선 논란
‘단통법’ 이은 ‘피통법’ ‘맥통법’ 도입 소비자 “뿔났다”
 
임수진 기자 기사입력  2015/11/30 [11:09]

최근 동종업계 소규모 사업자에 대해 일정한 담합을 허용하는 이른바 ‘피통법’과 맥주시장 역차별을 방지한다는 ‘맥통법’ 도입 소동이 벌어졌다. PC방, 스크린골프 등 소규모 사업자의 과도한 가격경쟁을 막기 위해 적정수준 담합이 합법화되는 피통법 도입이 제기되자 소비자의 반발이 거세다. 이들은 좋지 않은 시설을 이용하면서도 비싼 금액을 지불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또한 수입맥주 할인율을 규제한다는 ‘맥통법’ 도입설이 나돌아 논란이 일자 기재부와 공정위 등 관련부서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발을 뺐다.<편집자주>  


PC방 업계 출혈경쟁 막자고 ‘담합’ 허용 “말도 안돼”

수입맥주 싸게 팔아도 문제, 국내 업체 역차별당해?

‘단통법’ ‘도서정가제’ 거쳤지만 결론은 국민만 ‘호갱’

 

[주간현대=임수진 기자] 휴대전화 단말기 지원금 수준을 제한하는 ‘단통법’ 도입 이후 ‘책통법’, ‘피통법’, ‘맥통법’ 등의 이름으로 불리는 다양한 법안이 추진됐다. 정부의 이러한 시장 개입을 두고 소비자들은 자본주의와 맞지 않으며, 오히려 국민을 ‘호갱’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가 유통구조 제한 

    

이상직 의원은 지난 10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는 지난해부터 가격담합을 제한하는 공정거래법이 소상공인을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내몰아 폐업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을 반영한 것이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동일한 상품을 판매하면서 가격을 담합하는 것은 불법이지만 이를 일부 개선해 소상공인의 가격경쟁을 막겠다는 취지에서 발의된 것이다.

 

핵심 내용은 소규모 사업자 또는 소비자의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 등은 담합 금지 대상에서 제외하고 담합을 허용한다는 것. 담합 금지 대상에서 제외되는 협동조합에는 한국인터넷PC문화협회, 한국시뮬레이션골프문화협회 등이 포함되어 있다. 쉽게 말해 이들 협동조합에 한해서 적정수준 담합이 합법화된다. 해당 법안은 이상직 의원 외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김관영, 김영환, 김윤덕, 윤후덕, 이개호, 이상민, 이학영, 조정식 의원이 공동발의했으며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PC방과 스크린골프장 이용요금이 급격하게 상승할 것을 우려하며 정부가 시장 가격에 개입하는 것을 지적했다. 평소 PC방을 자주 이용하는 대학생 최모씨는 “가격이 훌쩍 오르게 되면 PC방 찾는 횟수가 줄어들 것 같다”며 “지금도 최신시설 PC방은 상대적으로 비싼 요금에도 손님이 많은데 가격 담합이 허락되면 좋지 않은 컴퓨터를 갖다 놓고 비싼 이용료를 받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 의원 측은 자영업자들이 가격경쟁을 벌이다 결국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관련보도에서 이 의원실 관계자는 “골목상권에 있는 자영업자들이 지나친 출혈경쟁으로 적자경영을 하다 폐업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며 “이를 막기 위해 지난해부터 의견을 수렴하고 일종의 생존가격을 정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고 전했다.

 

네티즌들은 이 같은 법안 추진을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에 빗대 ‘피통법’이라 칭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결과적으로 단통법은 시장자유주의를 역행하지 않았나?”라며 비판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경쟁에서 밀리면 도산하는 게 시장경제. 가격을 담합하게 된다면 요금이 오르고 PC방 이용자가 줄어 오히려 수익이 안 나와 망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반면 “솔직히 15년 전엔 1500원이었는데, 요새 500원이라는 건 지나친 경쟁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돼서 업종이 사라지는 것 보다 적당한 관여는 괜찮지 않을까요?”라는 의견도 나왔다. 한 네티즌은 “피통법이 아니라 동종업종 거리제한이 맞는 것 같다. 장사하고 있는데 바로 옆에 같은 업종 가게 내는 것을 막는 게 서로를 위해 좋은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최근 국산맥주 역차별을 막겠다는 일명 ‘맥통법’ 도입 논란도 제기됐다. 앞서 일부 언론은 정부 고위 관계자가 “주류업계 건의로 수입맥주의 할인판매를 제한하는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소비자들은 “싸게 팔아도 문제냐”며 강한 반발에 나섰고, 기획재정부는 급히 “정부가 수입맥주 가격 할인을 금지할 것이라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앞으로 금지할 계획도 없다”고 해명했다. 또한 현행 수입맥주 할인판매 방식은 세법상 어긋나지 않는다는 점도 밝혔다. 

 

현재 국산 주류의 경우, 거래금액의 5%를 초과하는 경품제공과 도매가격 이하로 판매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수입맥주는 수입신고 가격(출고가격) 외에 도매가격을 파악하기 힘들어 정부가 대대적인 가격 할인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주류업계 역차별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특히 수입맥주는 국산맥주보다 낮은 주세율을 적용받고 있어 막대한 마진을 남기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2500원짜리 국산맥주의 평균 주세는 한 캔당 약 395원, 수입맥주는 320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즉 같은 가격에 판매해도 국산맥주가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고 있는 것이다. 더불어 FTA에 따라 오는 2018년부터는 유럽산 맥주에 대한 수입관세가 전면 철폐될 예정이어서 국산맥주는 더욱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일단 기재부는 발을 뺐고 주관부서가 공정위로 옮겨지는 듯 했으나 공정위 역시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맥주업계 역차별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전 국민 ‘호갱’ 만드나

    

소비자들이 ‘피통법’, ‘맥통법’이라 칭해지는 법안 추진에 신경이 곤두서는 까닭은 지난해 10월부터 시행된 ‘단통법’이 이미 적지 않은 논란을 몰고 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소비자가 차별 지원금 받는 것을 방지하고 누구나 공평한 조건으로 통신서비스에 가입하게 한다는 명목이었다. 그러나 단통법 시행 1년이 지난 현재, 소비자들은 똑같이 비싼 가격에 휴대전화를 구입해야 하고 가계통신비는 오히려 증가했다. 결국 통신사만 이전보다 막대한 이익을 챙기게 된 것.

 

또 비슷한 시기에 시행된 ‘도서정가제’ 역시 마찬가지다. 이는 과도한 가격 경쟁을 막고, 소형 출판사와 서점들의 활성화를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다. 유럽의 많은 국가에서도 실행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유럽과 달리 2년 이상 지난 도서에 대해서도 할인율 제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소비자는 출간된 지 오래되고 가치가 떨어진 기술 서적도 비싼 값에 살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결과적으로 도서 구입율이 높아지거나 가격거품이 빠지는 등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군소 오프라인 서점만 더욱 경쟁력을 잃고 시장에서 밀려나게 됐다.

 

이처럼 정부가 시장구조에 개입했을 때 발생하는 부작용은 적지 않으며 특히 자본주의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비판도 끊이질 않고 있다. 더불어 법안으로 시장경쟁을 막아봤자 소비자는 이전보다 많은 돈을 내야하는 ‘호갱’이 될 수밖에 없다는 의견이 대다수다.

    

jjin23@hyunda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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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5/11/30 [11:09]  최종편집: ⓒ 경기북부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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